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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 빚는 영양사 Dec 05. 2021

'저탄고지(低炭高脂)'란 말 들어 보셨어요?

영양사가 생각하는 저탄고지


비계는 아빠꺼!


수육에 달랑달랑 붙은 비계를 떼어가시는 아버님. 귀척하며 말씀하시지만 이건 다른 가족들에게 보는 일종의 신호인게지요. 비계는 건들지마라! 내꺼니까! 느끼하면서 기름진 음식을 좋아하시는 아버님에게 저탄고지는 그저 핑계일 뿐입니다.


고탄고지 아닌가요?


아니면 고고고지? 아버님, 지방도 적당히 좋은 성분으로 드셔야죠. 탄수화물과 같이 먹는 지방이 무슨 소용 있습니까? 그리고 양껏, 배부르게 드시다가는 도로아미타불은 커녕 건강을 더 헤칠 수 있답니다. 그래서 어려운 것이 바로 저탄고지 다이어트! 신중하게, 잘 알고 선택하셔야 되요.


저탄고지란 말 들어 보셨어요? 그럼 '키토 다이어트'나 '키토제닉' 다이어트는? 모두 탄수화물을 적게 먹거나 '탄수화물' 대신 '지방'을 많이 섭취하는(LCHF) 방법으로 최근 주목 받고 있지만 저는 이런 '저탄고지' 다이어트도 현명하게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학자들 사이에서도 의견 분분


'저탄고지' 다이어트를 간단히 설명하자면 우리 몸에 에너지원으로 쓰이는 탄수화물, 즉 포도당의 섭취는 낮추고 대신 몸에 쌓여 있는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함으로써 체중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처음엔 병환자 치료 목적으로 사용됐지만 지금은 미용 목적의 다이어트 방법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됐고 아직도 학자들 사이에선 의견이 분분하죠.


그럼 체중 감량 효과는? 단기적으로 급속한 체중감량이 필요한 초고도비만, 고도비만 환자에게선 효과를 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상적인 체중에서 오로지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하거나 장기적인 체중유지는 후유증면에선 논란이 많습니다.




어떤 지방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탄수화물 대신 지방을 먹는다? 그동안 다이어트의 적이라 생각했던 고소한 맛의 지방을 맘껏 먹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면 철저한 오산입니다.


탄수화물은 1g당 4kcal, 지방 1g당 9kcal. 성인 기준 하루 적정 칼로리를 생각하지 않고 탄수화물을 동일한 양의 지방으로 대체했다간 살만 더 찌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어차피 지방은 느끼해서 탄수화물 먹듯이 많이 먹을 순 없지만 적정 칼로리를 계산해가며 잘 먹어야합니다. 더욱이 '저탄고지' 다이어트를 한다며 마가린, 버터 등 몸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지방 위주로 먹었을 경우 전문가들이 우려하는 것처럼 여러 건강 문제를 야기시킬 수도 있죠.


몸에 좋은 지방으로 하루 적정칼로리를 생각해서 먹어야 하는 것.


오히려 느끼함 때문에 입맛이 떨어져서 다이어트가 된다는 얘기가 있지만 이런 방법으로는 장기적인 다이어트가 어려울 뿐더러 몸의 영양상태도 불균형 상태에 놓이게 됩니다.




장기적으론 추천하지 않아요. 


더군다나 체지방을 연료로 쓰면 우리 몸은 케톤체라는 물질을 생성하게 되는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점은 이 케톤체가 지나치게 쌓일 경우 우리 몸을 산성화 시켜서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는 겁니다.


영양사로서 '저탄고지'란 말을 들었을 때 처음 들었던 생각은  '몸에 안 좋겠다.' '정말로 급한 환자들이 의사의 처방을 받아서 실행해야겠구나.'란 생각이었습니다. 우리의 몸은 기본적으로 포도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시스템인데 비상시에나 사용하는 '지방'을 장기적으로 태운다면 당연히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까요?




탄수화물 중독인가요?


과잉섭취당류, 탄수화물들이 '지방'으로 축적되고 다시 이 '지방' 태우기 위해 탄수화물 제한하면서 지방을 에너지원으로 쓰게 되면  케톤체가 만들어집니다. 건강하지 못한 다이어트로 부작용이 생길 바에야 애초에 처음부터 탄수화물을 적정량 섭취하는 게 어떨까요?


설탕, 밀가루, 쌀밥 등 일명 화이트푸드라 불리는 정제된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고 좋은 탄수화물이라 불리는 잡곡, 현미, 통밀 등으로 섭취하는 것. 이것도 어렵다면 탄수화물을 맘껏 먹어도 포도당 소비가 원활할 수 있도록 운동으로 근육량을 늘리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다이어트에 꼼수는 통하지 않는다. 


저도 지난 1년 간 꾸준히 운동을 해오면서 직접적으로 와닿는 것은 '확실이 살이 덜 찐다!'는 겁니다. 예전엔 과식을 하거나 조금만 많이 먹어도 다음날 체중이 확 불어 있었는데 요즘은 근육이 붙으면서 과잉으로 먹는 칼로리완충 작용을 근육이 해주는 느낌입니다.


일주일에 3번, 시간이 없으면 적어도 2번은 집에 있는 워킹 머신 위에서 4.3km 속도로 100분을 걷습는다. 이렇게 1년 동안 해왔더니 이젠 조금 더 먹어도, 잠시 운동을 안 해도 살이 찌지 않고 몸무게가 그대로 유지됩니다. 다이어트엔 식이요법도 중요하지만 역시 운동으로 과잉섭취한 포도당을 소모시키고 근육양을 늘려 ATP 생성을 늘리는 것이 관건이죠.


저탄고지라는 꼼수로 단기간에 살은 빠질 수 있지만 건강을 해치게 되는 건 돌이킬 수 없는 일입니다. 장기적으로 생각했을 때 탄수화물 소비가 원활하게 끔 운동을 해주는 것이 단연코 중요한 일이죠. 다이어트에 꼼수는 통하지 않습니다. 다만 운동하지 않는 게으름과 과도한 식탐이 우릴 살찌울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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