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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야기 빚는 영양사 Nov 23. 2021

채식주의 VS 육식주의 어떤 게 맞을까?

영양사가 생각하는 채식주의


채식하면 건강해져요?


함께 점심을 먹던 후배가 묻습니다. 채식을 진지하게 고민하는 말투로 말이죠. 바람 불면 날아갈 듯 여리여리한 몸매에 딱 봐도 저체중. 평소 빈혈끼까지 있어 창백한 얼굴이 동동 떠다니는데? 뭐? 채식? 건강 때문이라면 너의 채식은 반대다.  


채식도 몸상태 봐가면서 해야지.


건강한 몸에 건강한 식단으로 한다면 OK. 종교적인 이유나 꼭 지키고 싶은 신념이 있다면 몸을 잘 추스려 가면서 하라고 당부해 주고 싶지만. 순대나 선지도 못 먹는 너에게 우선은 철분제를 꼭꼭 잘 챙겨 먹으라 하고 싶구나.  


채식주의 VS 육식주의 어떤 게 맞을까요? 대답부터 얘기하자면 밸런스, balance가 가장 중요해요! 즉, 둘 다 맞고 안 맞고가 아니라 '건강하게' 먹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채식주의 왜 하는 걸까요?


제 주위에도 채식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다이어트 혹은 알러지와 같은 건강 상의 이유로든, 종교적 신념이나 공장식 사육에 반대하기 때문에 채식을 시작하는 경우도 있죠.


제가 인터뷰했던 한 남성 분은 다이어트를 위해 '채식주의'를 시작했다며, 백반집에서 흰 쌀밥과 깍두기만 먹었습니다. 저는 그 순간 '저분이 왜 저러지?' 싶었죠. 


식물만 먹는다고 다 같은 채식주의가 아닌 것을!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한다면서 과식할 경우 지방으로 축적될 수 있는 쌀밥과 염분으로 가득찬 깍두기까지! 심지어 깍두기 국물에 밥을 비벼 먹는 모습은 정말 가관이었습니다.




채식주의, 잘 알고 합시다. 


채식주의를 시작하려면 우선 자신이 선택한 '목적'에 맞게 잘 알고, 공부를 해서 건강하게 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다이어트를 목적으로 한다면 칼로리가 적은 생채소 위주로 당분이나 소금기가 없는 소스를 얹어 먹고 두부나 콩류로 단백질 보충을 해주면 좋죠.


만약 공장식 동물사육이 마음에 걸린다면 어류와 해산물 위주의 식사, 그것도 맘에 걸린다면 정말 채식만 하는 '비건'을 선택하면 됩니다. 채식주의에도 여러 유형이 있습니다. '페스코', '오보', '락토', '비건'. 요즘엔 고기 먹는 플렉시블한 '채식주의자'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가지각색입니다.


어쨌든 사람마다 서로 다른 이유가 있을 테지만 올바른 판단이 가능한 성인이라면 자신이 지키고 싶은 신념이나 태도, 삶의 방식들이 있기 때문에 존중해줘야합니다. 




이런 사람에겐 권하지 않아요.


다만 노약자환자, 어린이, 청소년, 임산부에게는 무리한 채식을 권하지 않습니다. 근육량이 줄어 단백질 섭취가 중요해지는 노년층이라면 식물성이든 동물성이든 단백질을 충분히 먹어줘야 합니다. 또 몸에서 많은 단백질을 필요로 하는 병,환자, 회복기에 접어든 환자라면 더욱더 '단백질 보충'이 필요하기 때문에 '식물성' 단백질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습니다.


특히 어린이나 청소년들은 성장기 단백질 섭취가 충분하지 못하면 '뇌세포'나 기타 다른 '신체 장기'가 제대로 자라지 못 하는 '회복 불가능'한 손상이 오기 때문에 꼭 동물성, 식물성 단백질을 골고루 섭취해줘야 해요. 이런 중요한 시기를 놓친다면 성인이 되서 아무리 질 좋은 단백질을 섭취하더라도 원상복구가 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따지고 보면 부모가 채식주의자라고 해서 어린 아이들까지 채식을 권하는 건 위험한 일이죠. 태아가 뱃속에서 자라고 있는 산모의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고요. 채식주의가 누구에게나, 무조건 건강할 거란 생각은 착각일 수 있습니다.


소, 돼지, 닭, 계란을 안 드신다면 어류나 해산물로 단백질을 채워주세요.



중요한 건 흡수율! 영양의 질을 따진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의 몸은 초식동물로 진화하지 않았어요. 우리의 정신적 영역은 윤리, 도덕이란 이름으로 동물권까지 생각하는 경지에 이르렀지만 어쨌든 우리의 몸은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해야 했던 원시시대 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입니다. 


TV를 보다보면 시금치에 든 철분이 몇 배, 미래식량으로 각광 받는 식용곤충엔 단백질이 풍부하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저는 이런 얘기를 들을 때마다 솔직히 물음표를 던지게 됩니다. 우리의 몸이 동물성 단백질을 먹어야 하는 건 바로 흡수율 때문이거든요.


우리 몸 속에는 영양소를 받아들들이는 '수용체'라는 것이 있는데 이 수용체는 우리가 섭취한 음식물이 인체구조와 유사할 수록 영양소를 더 잘 흡수합니다. 시금치에 아무리 많은 철분이 들어 있어도 소나 돼지고기의 철분 흡수율만 못 하며, 곤충에 아무리 많은 단백질이 있어도 세포 구조가 사람과 비슷한 동물성 단백질보다 영양의 질, 흡수율 측면에서 얼마나 우리 몸에 잘 쓰일까? 하는 의문이 드는 거죠!  


소, 돼지, 닭, 계란을 안 드시는 분들이라면 어류, 생선, 해산물로 단백질을 꼭 챙겨주세요. 이마저도 힘들다면 콩류나 두부, 두유, 잡곡, 견과류로 식물성 단백질을 꼭 챙겨줘야합니다!




건강한 채식주의 


채식주의도 좋지만 몸을 잘 챙겨가면서 건강하게해야 오랫동안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아무런 보완 대책 없이 오래 지속하다 보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 이미 몸 안에서는 보이지 않는 변화들이 생기고 있을지 모릅니다.


'몸을 혹사시켜가며 채식주의를 해야하는가?' 란 질문에 동물성 단백질을 섭취하지 못 한다면 보완할 수 있는 영양제라도 틈틈이 챙겨 먹으면서 해야한다고 조언드리고 싶습니다. 영양제라는 차선책은 이럴 때 활용해야하지 않을까요? 


물론 충분한 음식물을 섭취하지 못 할 때 쓰는 대안이지만 안 먹는 것보단 낫다는 게 제 솔직한 생각입니다. 채식주의도 건강하게, 몸을 학대하는 채식주의는 NO, NO, NO!




건강한 채식은 바로 한식


제 입맛을 생각해보면 채식주의자나 육식주의자는 아닌 것 같습니다. 밥상 위의 비율을 보면 채소 70~80%, 동물성 식품은 생선이나 어류, 해물로 10~20%. 한 끼를 가볍게 먹더라도 꼭 바다에서 나는 동물성 반찬 한 가지는 차려 먹는 편입니다.


다른 말로 얘기하면 해산물을 빼놓지 않는 채식 위주의 식습관이라고 할 수 있겠죠. 현대인은 고기 위주의 식생활과 외식이 잦아진 탓에 집밥은 항상 70% 정도의 풍부한 채소 위주로 섭취하라고 권유하고 있는데 이에 맞는 훌륭한 밥상이 바로 '한식'입니다.


채소, 나물, 산채류가 풍부한 우리의 집밥! 한식이야 말로 찐 건강식이죠. 다만 저염으로 짜지 않게 먹는다면 말이죠. 겨울철 즐겨먹는 시래기부터 김치, 각종 나물류, 삼면 바다에서 올라오는 풍부한 해산물과 해조류! 거기에다 생선찜이나 여러 해물을 담백하게 조리한 동물성 단백질이 있다면 최고의 건강식이 됩니다.


어쩌다 한식 전도사가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채식주의도 건강하게 해야한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채식주의! 건강하게 잘 알고 하자고요!



영양사가 추천하는 건강한 채식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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