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톤앤매너에 맞는 SNS 운영 사례
지난 6월,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콘텐츠를 모아서 볼 수 있는 '블립(blip)'이라는 아이돌 팬덤 전용 앱을 런칭했다. 약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서비스 컨셉을 잡는 것부터 시작해 BI, UXUI, 알림, 상세 문구까지. 여러 기획 과정을 하나하나 거쳤다. 런칭이 다가온 시점부터는 새롭게 마케팅 쪽에 비중을 둔 일을 맡게 되었다.
런칭 극초반에는 구성원 모두가 1인 1팀 체제로 일했다. 팀은 있었지만 팀원은 없었기에 큰 방향부터 실행 방안까지 1차적으로 고민을 마친 후 동료들에게 공유하고 피드백을 받으며 구체화시키는 과정을 반복했다. 작은 스타트업이 그렇듯 적은 리소스로 최대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해야 했다.
우리 타깃이 제일 많이 모여있는 곳이 어디지?
블립(blip)은 K-POP 아티스트를 다루다 보니 서비스의 타깃이 비교적 명확한 편이다. 아티스트의 팬들이 집중적으로 모여있는 곳을 추리다, 트위터부터 마케팅을 시작하기로 했다. 거창하게는 'SNS 마케팅 전략'을 짠 것이지만 당시의 접근은 참 간단했다. '팬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이니까 여기부터 잘하는 게 맞지'
타 플랫폼에 비해 소식의 확산이 빠른 트위터.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K-POP이라는 특정 주제만으로도 많은 유저들에게 대체할 수 없는 SNS 채널로 자리매김했다. '스토리에 태그를 해서 올리면, 다시 공유해주는 것이 룰'이라는 인스타그램만의 암묵적인 예의가 생긴 것처럼, 트위터 특유의 문화와 트렌드도 참 다양하게 존재한다. 여러 이유에서 이 플랫폼 자체의 진입장벽은 높았지만 팔로워가 적은 상태의 브랜드 계정이 콘텐츠만으로 승부하기에는 되려 진입장벽이 낮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트위터도 K팝 글로벌 인기의 반사이익을 톡톡히 봤다. 지난해 3월 내한한 잭 도시 트위터 창업자 겸 CEO(최고경영자)는 “트위터의 부활은 K팝 스타와 팬들 덕분”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트위터에서 1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보유한 K팝 공식 계정은 434개(그룹 167개·개인 계정 267개)로, 이들의 팔로워 수를 합하면 1억 4000만 명이 넘는다.
출처 : 조선일보
SNS 계정을 잘 운영하는 브랜드를 보면 플랫폼마다의 다른 문법을 잘 이해하고 활용한다. 개인적으로 트위터 세계를 잘 아는 편은 아니었기에 업무를 진행하기 앞서 이를 생활화했다. 무슨 이야기들이 오가는지, 분위기를 살파기 위해 직접 사용하며 익혔다.
어떤 콘텐츠에 반응이 올지 몰랐기에 팔로워가 제로 상태에 수렴했을 때는 여러 타입, 여러 주제의 게시글을 최대한 가볍게 자주 올렸다. 스크린샷, 스크린 녹화본을 공유하기도 하고 링크를 통해 투표를 유도하기도 했다. 주제도 다양했다. 스케줄, 이미지, 멤버의 정보, 아티스트 완전체 이야기, 유행하는 짤 등.
같은 메시지를 전하는 이미지와 글도 최대한 다양한 타입으로 제작해 업로드했다. 문구와 배치, 이모지 활용 등 디테일한 부분까지도 테스트 목적으로 바꾸어봤다.
퍼포먼스 마케팅처럼 동일한 세팅 하에 일부 조건만 다르게 해서 결과값을 비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대한 분석을 했다. 어디서 공유가 되었는지, 링크를 어떤 식으로 노출해야 클릭 수가 높아지는지, 이미지는 무엇을 강조하면 좋은지 등. 몇 차례 지속하다 보니 반응이 있는 콘텐츠의 방향성, 타입, 디자인이 추려졌다. 테스트를 반복하며 콘텐츠에 대한 반응을 확인하고 블립만의 색을 더해 업로드를 했다.
유저의 반응은 언제든 소중하지만, 초기에는 한 명 한 명의 코멘트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할 수밖에 없다. 서비스를 언급하는 트위터 유저들의 게시글에 최대한 빨리, 많이 반응했다. 서비스 관련 키워드를 언급한 경우, 슬랙 모니터링 채널에 노티가 되면서 조금 더 쉽게 우리를 이야기하고 있는 유저들에게 접근할 수 있었다. 팬들과 트위터 안에서 '핑퐁'하듯 소통하며 여러 케이스들을 쌓아갔고 이 또한 대화 형식으로 볼 수 있게 노션에 정리해두며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했다.
CASE) 부정적으로 블립을 언급하는 팬들에게 반응, 앱 다운로드로 연결된 사례
CASE) 트위터에서 화제 되는 놀이에 참여하며 유저들과 소통
CASE) 앱 오류에 블립만의 톤으로 대처한 사례
CASE) 블립은 '트위터를 이기지 못한다'는 트윗을 본 후, 올렸던 트윗
직접 스크린샷을 올려주며 인증하는 팬들의 사례
CASE) 아티스트 콘텐츠가 아닌 '블립'의 콘텐츠에도 점점 반응을 해주는 팬들
CASE) 빠른 소통에 놀란 팬
(업무 시간 외에도 팬들의 트윗에 종종 반응했다)
CASE) 이벤트 상품도 팬들에게 직접 컬러를 물어보거나 손편지를 쓰며 '블립
CASE)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된 블립 짤 제작자를 트위터에서 찾은 사례
(트위터에서 상봉한 유저에게는 실제로 선물을 전달했다)
CASE) 블립을 언급한 트윗을 코멘트와 함께 리트윗을 한 사례
(콘텐츠를 직접 만들 수 없는 경우, 아래처럼 팬들의 콘텐츠를 공유했다)
오랜 시간 운영하진 않았지만, 몇 개월 동안 2천 팔로워가 넘었고 콘텐츠별 참여도와 노출도 또한 평균적으로 올라갔다. 초기에 잡았던 정성적 목표 중 하나인
- 블립의 자체 콘텐츠에 반응해주는 팬의 수 늘리기
- 아티스트 채널에서 직접 리트윗 하기. 두 가지를 달성했다.
유저들과 가장 가까이에서 빠르게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되는 이 채널. 앞으로도 새롭게 운영하는 분들이 잘 사용해주시기를 바라며 이상!
1. 서비스 타깃이 집중적으로 몰려있는 채널 찾기
2. SNS만의 문법을 익힌 후, 브랜드 톤앤매너 녹이기
3. 팔로워가 적을수록 콘텐츠에 대한 테스트를 가볍게, 많이, 다양하게 진행하기
4. 우리의 서비스를 언급해주는 유저들에게 먼저 다가가기
5. 유저들과 소통할 때는 최대한 진심으로 정성을 쏟기
6. SNS 안에서의 여러 사례들이 휘발되지 않도록 아카이빙 해두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