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인터뷰에서는 서울시복지재단에 다니고 있는 이재진 선생님과 서울시복지재단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재진 선생님을 알게 된 건 2018년 여름이었다. 서울의 선의관악종합사회복지관에서 사회복지 실습을 하며 알게 된 이재진 선생님은 주어진 대로 살지 않고 끊임없이 성찰하며 성장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었다. 본인만의 그림 스타일을 만들어 꾸준히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블로그에 꾸준히 글을 써서 한 권의 책으로 묶어내기도 했던 이재진 선생님을 보며 많은 자극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졸업 후 서울시복지재단에 취업해 일을 시작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고 연차가 쌓이며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사회복지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도전이 되고 자극이 될 수 있는 이야기를 해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 인터뷰를 요청하게 되었다.
# 인트로
안녕하세요. 이 인터뷰는 제가 쓰고 있는 ‘사회복지 대학생활 가이드’라는 책의 일환으로 밀레니얼 세대의 사회복지사를 대상으로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 질문은 사회복지 분야로 취업하기 위해 준비하는 대학생들을 위한 것들로 편하게 본인이 현재 활동하게 계시는 기관과 자신의 업무에 대해서 이야기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소개
Q. 본인에 대해서 소개해주세요.
A. 저는 현재 서울시복지재단 인증팀에서 서울형 좋은돌봄 인증제도 운영 지원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재진이라고 합니다. 사회복지학은 복수전공으로 이수하였구요. 2021년 현재 3년차 직장인이 되었습니다.
Q. 기관이 주로 하는 일을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A. 간략하게 설명하면 서울시복지재단은 사회복지분야의 연구와 사업모델 개발,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평가,인증,지원사업 등을 수행하고 있습니다.서울시의 특성에 맞는 복지 사업을 연구하고 수행하는 복지전문 연구사업기관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네요. 타 기관들의 경우 연구면 연구 사업 시행이면 시행 한 가지에 초점을 두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저희 기관에서는 자체 싱크탱크를 가지고 연구를 해서 서울시의 복지현황에 대한 연구 결과를 내고 그에 맞는 복지 사업 실천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에요.
Q. 기관의 규모는 어떻게 되나요?
A. 서울시복지재단은 180여 명 정도가 되는 사람들이 근무하고 있고 올해 16주년이 되었습니다.
# 입사 과정
Q. 그 기관을 어떻게 알게 되어 지원했나요?
A. 학교를 다니던 중 하루는 서초구청에 갈 일이 있어 가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 우연히 서초구청의 소규모 장애인 복지시설 이용자들의 그림이 전시되어있는 것을 보게 되었습니다. 제가 그림을 그리고 예술활동을 하는 것에 관심이 있었는데 이렇게 그림과 같은 예술을 통해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것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고 사회복지라는 학문 안에서 이런 방식의 실천이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 사회복지 실습을 하면서 사회복지관에 대한 관심이 생겼고 위에 말한 것과 같은 좋은 프로그램을 다른 지역, 기관에 나눌 수 있는 중간 매개체가 될 수 있는 조직이 어디인지 찾아보던 중 서울시복지재단에서 발간한 「서울시 공동체 마을 백서」라는 책자를 알게 되었습니다. 이 책자에는 서울에서 진행한 마을공동체 사업의 성과에 대한 정량적 내용뿐만 아니라 마을공동체에서 활동했던 실천가들의 경험과 이야기가 담겨있었습니다. 이 책자를 보면서 이곳에서 제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지원을 하게 되었습니다.
Q. 그 기관의 어떤 부분을 보고 지원했나요?
A. 저는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서울시복지재단 홈페이지에 들어가보시면 아실 수 있겠지만, 재단은 정말 다양한 분야에 걸쳐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곳에서 일한다면, 사회복지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배우며 성장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 기관 지원 절차는 어떠했나요?
A. 저는 2019년에 입사했기 때문에, 당시의 기억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재단 홈페이지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1차는 서류심사, 2차는 필기시험이었습니다. 마지막 3차는 면접이었는데요. 1차 면접은 특정 주제에 대한 생각을 발표하는 방식이었습니다. 그리고 2차 면접은 多대多 면접으로, 지원동기, 포부 등에 대한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Q. 기억에 남았던 면접 질문은 무엇인가요?
A. 제가 기억에 남았던 면접 질문을 두가지 꼽자면 ‘분쟁을 겪었을 때(갈등) 해결한 경험이 있다면?’이란 질문과 ‘다른 지자체와 차별되는 서울시의 특성은 무엇이며, 이에 따라 어떠한 사회복지사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인상 깊은 질문이 있었는데 ‘상사가 커피를 타오라고 한다면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물어봤었습니다.(웃음) 쉽지 않은 질문이었지요.
Q. 학창 시절에 했던 활동 중에서 사회복지사로서 일하는데 가장 도움을 많이 준 활동은 무엇인가요?
A. 대학시절에 학부 학생회장을 했었는데 그 경험이 가장 도움이 된 것 같아요. 축제 때 아이디어를 제안해서 학부를 홍보하는 부스를 열고 교수님과 식사 자리를 만들고 하는 과정에서 주도적으로 일들을 진행했었습니다. 누군가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니라 제가 하고 싶어서 제안을 했고 계획부터 실행 그리고 평가까지 전체 과정을 이끌어 갔던 경험이 제게 큰 자산이 되었다고 생각해요.기관에서 일을 하면서 알게 된 것이 직장에서는 누군가가 제게 세부적인 일을 지시하지 않는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담당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서 주도적으로 일을 꾸려나가야 하는데 학부 때의 이런 경험이 지금 일을 하는데 도움을 많이 주고 있습니다.
Q. 사회복지사로 일하는 데 컴활 자격증, 운전면허 1종은 기본적으로 필요하다고 하는데 그 외에 있으면 좋은 자격증을 추천해줄 수 있나요?
A.어떤 현장인지에 따라 다르겠지만, 컴활, 운전면허 등은 일반적으로 직장생활에 도움이 된다고생각합니다. 적어도 해가 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또, 사회복지사 1급 자격증도 사회복지분야의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기 위해 공부하면 좋은 자격증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위의 자격증을 따고 만족하는 것이 아니라, 그 외에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자격증이 있다면 좋지 않을까 합니다. 이미 너무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자격증보다는, 자신이 정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분야의 특별한 자격증이 자신만의 이야기가 되니까요.
Q. 그 외 본인이 취업할 때 도움이 되었던 것이 있었다면 무엇이 있었나요?
A.저는 직장인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인간성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제가 인간성이 좋다는 의미는 아니구요. 같은 말을 하더라도 사람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뭔가 더 신뢰가 가는 것 같아요. 따뜻한 인간성을 가진 사람은 왠지 모르게 함께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좋은 인간성이란 많은 자격증을 따고, 책을 많이 읽는다고 해서 길러지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인간관계를 다양하게 쌓고 좋은 스승과 동료들을 만나야 조금씩 생겨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학과 공부도 중요하지만 보다 다양한 인간관계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두 번째로, 자신만의 비전을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직장에 취직을 하는 이유가 돈을 벌어서 보다 많은 소비를 해야겠다는 것뿐이라면 참 슬픈 일이 아닐까요? 자기만의 비전을 가져야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업무 만족도
Q. 처음에 기관에 기대하고 있었던 바가 일을 하면서 충족이 되었나요?
A. 사실 처음에 취직을 했을 때는 빨리 제가 직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큰 성과를 만들어낼 수 있기를 기대했었어요. 그러나 곧 그것이 오만한 생각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제가 알고 있던 것들은 직장생활을 하는 데 별로 필요가 없었고, 새로 배워야 하는 것들이 정말 많았습니다. 2년차까지는 내가 무엇을 모르고, 무엇을 새로 배워야하는지를 파악하느라 순식간에 시간이 지나갔습니다.
그러나 3년차가 된 후에는 아주 조금씩, 제가 맡은 일을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그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그 아이디어로 인해 조금씩 성과가 좋아지는 것을 느낄 때, 제가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고 느끼구요. 그럴 때 제가 기관에 처음 가졌던 기대가 충족되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Q. 지금까지 일을 하면서 가장 보람되었던 부분은 무엇인가요?
A. 기존의 아이디어에 제가 조금 더 살을 붙이고, 그 아이디어가 실제로 실행될 때 보람을 느낍니다. 또 제가 낸 의견이 관리자들의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때보람을 느끼는 것 같아요. 그리고 이전에 제가 사업 계획을 짤 때 1시간 넘게 써도 잘 안 써졌는데 요즘에는 그래도 어떤 것들을 고려해서 계획을 세워야 할지 그림이 그려지더라고요. 그럴 때 조금씩 내가 성장했구나 하는 게 느껴져요. 그럴 때 보람되죠.
Q. 현재 사회복지 현장에서 개선되었으면 하는 부분이 있나요?
A. 사회복지 내부에서 사회복지 일선 현장과 중간지원 조직(재단 등 간접 지원을 하는 기관)을 구분하는 분위기가 있는데 이 둘은 구분된 존재가 아니라 함께 협력하며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지금 현장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그리고 과연 어떤 지원사업이 현장에 필요할지?”에 대해서 가장 많이 고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현장에서 일하는 동기들이나 친구들을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면, 현장에 정말 좋은 사업 아이디어들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떻게 하면 이러한 아이디어들이 “복지 스타트업”,“복지 벤처기업” 등으로 이어질 수 있게 돕고 거들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습니다.
# 생활 만족도
Q. 결혼을 하고 자식이 생겼을 때에 사회복지사로서 일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나요?
A.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물론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이 사회적으로 아주 큰 부를 얻을 수 있는 직업은 아닌 것 같지만, 저는 가족을 꾸리는 데에는 경제적인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자기 자신이 사회복지사라는 것에 대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아버지가 되고 싶습니다. 제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자부심과 열정을 가지고 있는 모습을 자녀들에게 보여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을까요?
# 사회복지 분야 취준생에게 필요한 조언
Q. 대학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하는 일은?
A. 저는 종종 대학시절에 대해 후회하는 것이 있습니다. 사회복지라는 프레임에 갇히지 말고, “과연 무엇이 인간을 위한 것일까?” “그리고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는 근본적인 문제에 대해 좀 더 열심히 고민을 할걸.. 이라는 후회가 그것입니다. 제가 이 글을 읽는 분들께 조언을 할 처지나 능력은 안되는 것 같구요. 함께 우리 사회를 보다 살만한 사회로 만드는 데 있어, 각자의 자리에서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 글은 서울시복지재단의 대표성을 띠지 않으며 이재진 선생님의 개인적인 의견이 딤긴 인터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