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습관 Mar 28. 2017

너와 함께라면

직진

길을 잘 찾는 것도, 지도를 잘 보는 것도 아닌데 

여행을 다닌 경험이 많다는 이유로 여행을 가면 길 찾는 일을 담당하곤 한다

스마트폰이 없었던 시절에는 어떻게 여행을 했을까?

물론 고이고이 접어야 손에 들고 다닐 수 있는 지도 안의 세상은 더 넓을 테지만 말이다


지금은 스마트폰 안의 구글맵이 목적지까지 무사히 데려다 줄 편리한 지도가 있다 

하지만 스마트폰 안의 세상은 너무 작다.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 스마트폰 안의 지도를

들여다보고 있자니 이곳까지 오는 동안 난 무얼 보고 느꼈는가 회의감이 들 때가 있다 

그러면 괜히 함께 여행을 온 동행 혹은 동행인들에게 소리치고 싶을 때가 있다 


"나도 길 잘 모르거든!!!!"


그래서 때로는 발 닿는 대로 홀연히 걸어보는 여행도 좋다

그런데 너와 함께 여행은 언제나 목적지까지 가는 동안의 모든 순간을 기억하게 해준다

너의 머릿속엔 지도가 있는 걸까?


지도를 한 번 본 것만으로 목적지까지 나를 데려다준다. 어쩌면 그래서 너와의 여행이 더 좋은지도 모르겠다.

너와 함께면 그저 걷는 순간에 집중하고 주변에 관심을 갖고 오로지 걷는 일에 집중할 수 있다. 내 눈도 귀도 

머릿부터 마음까지 온전히 이 여행에 빠져들 수 있게 해준다. 핸드폰에 있는 지도에 내 모든 것들 쏟지 않아도

괜찮다


구라시키를 걷는 내내 너의 뒤를 따르며, 내가 얼마나 너에게 감사했는지 모르겠지

얼마나 든든한지!

, 너와 함께 걷는 모든 시간이 말이다 


나를 위한 배려라는 것도 잘 알고 있어서, 그저 고맙다

나만의 내비게이션?이라고 하면 화내려나?


2017, 구라시키


매거진의 이전글 모두 다 괜찮았으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