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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습관 Apr 06. 2017

서머타임

하루

7월의 런던은 하루가 길다

분명 한국에서의 24시간과 다름없이 24시간이 주어질 텐데

7월의 런던은 하루가 길다


서머타임


서머타임 덕분에 오래도록 해가 지지 않는 런던을 만날 수 있다

일상 속에서도 그렇지만 여행에서의 시간은 아깝지 않지만 1분 1초가 놓치고 싶지 않은 순간으로

바뀌어 버리니 말이다


그러니 유럽여행에 서머타임이 반가울 수밖에 없다 


처음 서머타임을 경험한 도시가 런던이었다. 한국에서 오전 비행기를 타고 런던에 도착하니 4시가 조금 

넘었던가? 피곤한 줄도 모르고 사진 속으로만 보았던 피터팬 속의 빅벤을 만나러 갔다


빅벤, 런던아이 그리고 그곳의 풍경들까지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순간에도 자꾸만 손목에 채워진 시계를 확인했다. 이 순간을 믿을 수 없었으니 말이다. 이 낯선 도시의 시간이 놀라우리 만큼 신기했다. 저녁 7시, 8시가 되도록 해가 지지 않다니. 한국의 캄캄한 밤하늘을 볼 수 있을 무렵의 시간이 되어서야 "이제 들어가 볼까?"하는

느낌으로 노을이 지기 시작하더니 뉘엿뉘엿 그렇게 서서히 보랏빛 하늘로 물들기 시작하더니 밤이 찾아왔다



2015 | 런던

 


2017 | 런던


하루의 여행을 마치고 오늘 하루를 돌아보면

참 많이도 걸었다. 참 많이네 보았네! 

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여행 생각만 가득할 것 같은 서머타임에 어쩐지, "매일매일이 서머타임이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예를 들어 여행을 계획하고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그곳으로 떠나는 순간까지

매일이 무료하게 느껴지는 것보다 여행을 떠나기 전까지 매일이 서머타임인 것처럼 지내는 하루라면

말이다


그렇다면 여행이 일상으로의 도피가 아니라 보람찬 하루에 조금 더 활기가 더해진 일상이 될 수 있을 텐데

하고 생각하니 어쩐지 오늘 하루도 서글펐다


나는 오늘 하루가 빠르게 지나가기를 얼마나 바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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