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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습관 Jan 11. 2017

낯선 곳, 낯선 이

그곳에 나 

겁이 많고 걱정이 많았으며 사람을 겁내던 소심하고 내성적이던 나 자신을 이겨내기 시작한 건

아마 여행을 다니기 시작하면서 였던 것 같다


"분명"


무언가를 계획하는 동시에 동반하는 걱정과 불안은 습관과도 같았다


이런 내가 여행을 한다. 낯선 게 싫다고 여행은 꿈도 못 꾸던 내가 지금은 여행을 떠나지 않고서는

견디지 못한다. 


해보지 않고, 경험해보지 못한 일에 대해 겁을 낸다는 건 얼마나 안타까운 일일까?


떠나는 것만으로 겁을 내던 내가 이제 누군가 곁에 없어도, 혼자서 그 먼 타국을 꿈꾸며

커다란 캐리어에 짐을 싸고 집을 떠난다. 떠나는 일에 익숙해지다 보니 조금 더 단단한 나를 만날 수 있었다

나는 결코 무언가를 겁내는, 내성적인 사람이 아니었던 것이다. 떠나고 또다시 떠나고 그런 떠남을

통해 나는 내 안에 숨어있던 대범함을 만났다. 이제는 사람이 무섭지 않으며 오히려 낯섦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걱정은 습관이다. 내일 하루가 걱정이고 아직 다가오지 않을 먼 훗날들의 일들이 

걱정이다. 하지만 달라진 건 있다. 습관처럼 걱정하더라도 그 날은 분명 찾아오고 분명 무던하게, 아무 일 없이

지나갈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


여행, 낯선 곳을 사람을 만나며 나는 이만큼 단단해졌고 성장했다

여행에서 만나는 "갑자기"라는 당황스러움은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으니 말이다


2016,07 Aust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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