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습관 Dec 21. 2017

엄마, 나는 그냥 엄마 딸이고만 싶어

여섯 살, 어린 왕자가 어른 왕자에게  

저는 그냥 엄마 딸만 하고 싶어요. 엄마, 아빠 안 하고 우리 엄마 할머니 돼도 엄마라고 부르고 싶어요.

언제까지나 그저 엄마 딸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여전히 나는 엄마의 딸이다. 엄마가 할머니가 되어도 

난 엄마를 엄마라고 부를 수 있다. 


어릴 땐 그랬다.

나는 그저 우리 엄마 딸!


어릴 땐 그저 엄마와 평생 살고 싶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엄마 딸이 하고 싶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냥 

다른 이름들이 싫어서 엄마 딸로만 있었던 시절이 그립다. 어른이 되니 불리는 이름이 너무 많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니 친구들이 붙여주는 좋기도 한, 짓궂기도 한 별명이 생겼다.

조금 더 큰 언니가 되어보니 이미지가 만든 인식의 이름이 생겼다.

그리고 더 어른이 되어보니 책임감이 주는 떼어낼 수 없는 사회적인 이름이 생겨버렸다.


학교를 다니고 어른이 되어 직업을 가진 한 사람이 될 수 있어 참 감사하다.

하지만 때론, 아무런 인식도 책임감도 주어지지 않았던 그저 우리 집에서 엄마 딸로, 아빠 딸로 불리던

걱정 없던 시절을 떠올리곤 한다.


어릴 땐 몰랐다.

나를 부르는 이름이 이렇게 많아질 거란 거.


그렇게 나는 어른이 되어가는 것 같다. 

언젠가 엄마라 불리는 날도 오겠지.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를 위한 여행이었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