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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습관 Jun 25. 2018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퇴사, 그리고 

8년이나 다닌 회사를 퇴사하기로 결정한 후 한동안 마음이 무너져 내리는 것처럼 힘들었다.

분명 퇴사를 결정한 건 나 자신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람이 되어버린 것 같고, 도대체 나는 왜 이렇게 밖에 살지 못했을까라는 불평으로 나 자신을 짓누르고 또 짓눌렀다. 

생각해보면 8년이나 다닌 회사에서 충분한 사회생활을 경험하며 성장하기도 했고, 일을 하며 인정을 받기도 했고 열심히 일해서 번 돈으로 만족스러운 취미생활도 즐겼다. 그런데 한순간에 나를 나락으로 몰아넣은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그동안 하지 않은, 새로운 일을 시작하며 여전히 불안함 마음은 따라올 수밖에 없다.
안정적인 생활을 벗어나 불안정적인 길을 걷기 시작했으니 당연히 좇아오는 마음이니까! 

그런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방법으로 나는 쉴 새 없이 나 자신을 구박하고 또 구박했다.


무작정 혼자 여행을 떠났다.

그렇게 아무런 생각없이 여행을 했던 적이 있었을까?

그저 걷고 먹었으며 있는 그대로 눈 앞에 보여지는 것들을 즐겼다.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리고 오롯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생기고 그동안 열심히 일한 나를

구박만 했던 나 자신에게 미안했다. 


여행이 끝난 후, 나 스스로에게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구박하지 않게 되었다. 
그땐 왜, 그랬을까?


기껏해야 한 달이라는 시간이 지났을 뿐인데 마음의 변화는 컸다. 지금 생각해보면 내 마음의 변화는 단 하나였던 것 같다.

집착을 버렸다는 사실!

그동안 안정적인 생활을 하며 누렸던 것들을, 당연히 내가 해야 한다고 여겼던 것들을 변화된 나의 상황에 맞게 내려놓으면 된다는 마음을 고쳐 먹으니 나를 꾸짖는 일을 멈출 수 있게 되었다. 당연히 내 것인 건 없다. 내 것이었으면 하는 욕심과 집착해서 빗어내는 마음의 무게일 뿐이다. 


있는 그대로의 주어진 상황을 고스란히 받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나는 새롭게 주어진 환경에 적응해나가기 시작했다. 

2018 4 FUKUOK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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