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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습관 Jan 02. 2019

왜 화가 났는지도, 잘 모르면서

동행

자꾸만 화가 났다.

여행에서의 동행은 한 집에서, 아니 한 공간에서 하루 종일 함께 살아가는 것과 같다.

여행하는 순간만큼은!


여행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마음 가득 답답함이 들어 차기 시작했다.

여행하는 순간에는 답답함에서 시작해서 점점 커지기 시작한 '화'의

이유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


나 조차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화를 동행에게 쏟아 냈다.

직접적인 화는 아니었다. 그저 온전히 감정으로 느껴지기 시작해서 

점점 화에 가까워지기 시작했으니까!


제대로 알지 못하는 원인 모를 화는 결국 온전히 

내게 다시 되돌아올 수밖에 없다. 함께 하는 여행에서는 어쩐지 

내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하는 것 같다. 오롯이 당장 느껴지는 감정에

급급하게 되고,

그리고 지난 후에 후회하고, 또 후회하고!


누군가와 함께 하는 여행은 사실 힘들다.

잠깐 친구를 만나 맛있는 걸 먹고 좋아하는 얘기만 하고 헤어지는 일이 아니다.

좋은 일과 더불어 당황스러우면서도 몸의 고단함까지 더해지는 일이다.

혼자라면 분명 참고 견뎌냈을 순간들을, 여행의 동행이 생기는 순간 

함께라는 의지라는 말을 빌려 온갖 감정들을 쏟아내기 시작한다.


여행에 함께는 분명 100배의 용기를 가져주는 엄청난 힘을 가지고 있다.

여행에서의 힘든 순간을, 나조차도 모르는 답답함과 화를 '함께'에 

쏟아내지 말자!


왜 화가 났는지도, 잘 모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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