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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alda Oct 07. 2021

우리가 '원서'를 읽어야 하는 이유


 

입력 없는 출력은 있을 수 없다. 


한 언어를 잘 구사하기 위해서는 '읽고, 쓰고, 말하고, 듣는' 능력이 모두 필요하다. 여기서 '읽고, 듣는' 것은 입력이고, 이것을 바탕으로 '쓰고, 말하는 것'이 출력이다. 컴퓨터에 아무것도 입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출력할 수 없는 것처럼, 언어도 마찬가지이다. 가끔 '난 스피킹만 연습하면 돼.'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보곤 하는데, 읽고 듣는 훈련없이 스피킹 공부만 하겠다는 것은 입력을 하지도 않고 출력을 하겠다는 것이다. 당연히 학습자가 원하는 결과는 기대할 수 없다. 


물론 '영어의 수준'과는 관계없이 단어만 나열해서라도 의사소통만 가능하다면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굳이 원서를 읽으라고 추천하지 않는다. 하지만 간단한 의사소통을 넘어서, 제대로 된 영어를 구사하길 원한다면 '읽기'는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과정이다. 




특정 언어에 대한 자신의 '읽기 수준'이 바로 자신의 '언어 수준'이다. 


이것은 꼭 영어에만 해당하는 이야기가 아니다. 한국인은 모두 한국어를 구사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한국인이 같은 수준의 한국어를 구사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다면 어떤 사람이, 좀 더 수준 높은 한국어를, '교양 있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구사하고 있을까? 그건 말하기 연습을 많이 한 사람이 아니라 어릴 때부터 자신의 수준에 맞는 다양한 책을 읽은 사람이다. 


우리는 누가 알려주지 않아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이상하게 외국어 공부를 할 때는 '읽기' 과정을 도외시하는 경우가 많다. 




나의 '읽기' 수준이 낮다면, '말하기, 쓰기' 수준도 낮을 수밖에 없다.


결코 '읽기'가 언어 공부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요즘 영어 공부의 트렌드는 너무 '말하기'와 '듣기'에만 맞춰져 있는 것 같다. '읽기, 말하기, 듣기, 쓰기'가 모두 중요한데 유난히 '읽기'와 '쓰기'를 외면하는 영어 학습 분위기를 보면 종종 아쉽다는 생각이 든다. 하긴, 한글로 된 책도 잘 읽지 않는 사회이니 영어로 된 책을 읽자고 하면, 이에 대한 수요가 결코 많지 않겠지만 말이다. 


그렇지만 나는 여전히 '읽기'가 수반되지 않으면, 그 언어의 수준은 결코 어느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는다고 확신한다. 만약, 영어 공부를 어느 수준 이상으로 했는데도 계속해서 같은 단어를 돌려쓰는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나에게 '입력'이 너무 부족한 것은 아닌가 생각해 보아야 한다. 




영어 수준이 높지 않다고 해서, 어린이용 원서만을 읽을 필요는 없다. 


이 부분은 사실 개인적인 의견이긴 하다. 하지만 나는 영어 수준이 아직 '높은 초급' 또는 '낮은 중급' 수준이라고 해서 초등학생용 책만 읽는 것에는 그다지 찬성하지 않는다. 나의 경우엔, 아주 쉬운 미취학 학생용 원서(렉사일 지수Lexile M easure 300수준)부터 성인용 원서(렉사일 지수 1,000이상)까지 다양한 원서를 읽어 보았지만, 미취학 학생들이나 초등 저학년 학생들이 읽는 원서는 대부분 재미가 없어서 영 흥미를 붙이기가 어려웠다. 반면에 다소 어렵더라도, 그 내용이 흥미로우면 그 원서를 끝까지 읽어낼 수 있었다.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우리가 영어 실력이 부족한 것이지, 사고 자체가 어린 아이인 것은 아니니까 말이다. 


재미가 없는 책을 끝까지 읽기란 매우 어렵다. 그러니 그것이 동화이든, 소설이든 자신에게 (어느 정도는) 재미있는 책을 골라야 한다. 그러니까, 내가 이미 성인인데 영어 수준에 아직 크게 자신이 없다고 해서 동화책만 찾기보다는, 차라리 이미 영화로 한 번 봐서 내용을 조금 알고 있는 작품의 원작이라거나, 스토리가 재미있는 '영 어덜트 소설', 또는 어른들이 읽어도 충분히 감동받을 수 있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정도에 도전하는 것을 추천한다. 

 



독서는 시간 날 때 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내서 하는 것


이런 이유들로 주위에 '원서 읽기'를 추천하면, 늘 돌아오는 말이 '시간이 없다'이다. 그리고 그런 말을 들을 때마다 생각하고는 한다. 독서는 시간이 있을 때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굳이 시간을 내서 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나의 렉사일 지수가 궁금하시다면


렉사일 지수란, 1984년 미국에서 설립된 저명한 교육연구기업 '메타메트릭스 MetaMetrics'사의 과학적인 연구를 바탕으로 개발된 독서 수준 지표이다. 영어책의 텍스트 난이도와 독자의 영어 읽기 수준을 측정하는 도구로써 렉사일은 미국 21개 주에서 공식적인 영어 읽기 능력 평가로 인정받고 있으며, 세계적으로 가장 공인된 영어 읽기 능력 지수이다. 


도서의 난이도를 BR(Beginning Reader)에서 2000L까지 수치화해 두었다. 


http://testyourvocab.com/ 


위 사이트는 알고 있는 단어량을 확인하여 렉사일 지수를 측정할 수 있는 미국 사이트이다. 정교한 버전은 아니지만, 간단한 테스트를 통해 대략적인 렉사일 지수는 알아볼 수 있으니 궁금한 분들에게는 추천한다. (3~4분이면 테스트가 끝난다.)


 


+) <원서 읽기 스터디>를 진행중입니다. 


영어를 '조금' 한다는 이유로 주위에서 영어 과외 요청을 종종 받습니다. 그 요청 끝에 그렇다면 다같이 '원서 읽기'를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스터디'를 열었습니다. 아래 링크를 통해, 스터디와 관련한 좀 더 자세한 정보를 얻으실 수 있습니다.  



https://blog.naver.com/goldenpouch/2225267970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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