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고 보니 매번 헤어져야 하면서도 또 웃으며 맞이해준다
한국으로 돌아가야 할 날짜가 다가왔다. 몇 시에 버스를 타고 학교를 가고, 기분에 따라 놀러 갈 곳들을 알고, 어느 마트에 가면 맛있는 과자가 있는지 이제 조금 알게 됐는데 말이다. 6주의 시간은 긴 듯 짧은 듯 흘렀고 나도 딱 그만큼 자랐다.
여전히 말은 잘 못해도 아주 조금 듣는 귀가 늘었고, 겁이 나도 좀 더 웃으며 용기 있게 나아갔고, 한국에 돌아가면 마주할 일들이 있다 해도 지금의 시간을 소중히 여길 줄 알게 되었다.
출국 며칠 전 방에서 짐을 싸는데 홈스테이 마더가 와서 뭐라고 했고 나는 그렇다 대답했다. 대략 짐 싸냐는 말인 것 같았다. 출국날 새벽에 일어나 그녀는 우리가 모여야 하는 곳까지 데려다주고 배웅을 위해 기다려 주었다. 기다리는 잠깐이 왜 그리 적막하던지.
왠지 모를 아쉬운 마음이 가득했지만 애써 덤덤하게 있었다. 하지만 옆의 친구는 찔끔 눈물이 나버렸고 같이 기다리던 그녀도 같이 눈물을 훔치고 있었다. 그러고 보면 그녀는 매번 헤어져야 하는 걸 알면서도 웃으며 또 맞이한다.
돌아가는 비행도 여전히 길었다. 홍콩에서 환승 때문이었는데, 환승 시간은 짧고 가는 길이 멀어서 한참을 가다 도저히 안될 것 같았다. 주변을 보니 승객을 위한 카트 같은 차량이 있는데 요금을 지불해야 했고, 어쨌든 잘 됐다 싶어 출발하는데 운행 속도가 청소차 수준이라 아찔했다.
여행 그림책 <1월의 그 여름>은 일러스트 기반의 독립출판물로 라곰지샵에서 만나보실 수 있으며,
브런치에서 연재하는 '1월의 그 여름'은 그림책에서 못다 한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 버전입니다.
라곰지샵 <1월의 그 여름> 링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