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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허튼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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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바보 Jul 12. 2024

다행입니다

기억 없는 딸들의 사춘기 부서진 다리처럼


이번 휴가는 막내 여식이 없는 첫번째 여행입니다

 녀석 같이 여행지를 안해에게 스리슬쩍꿍 떠보더니만 숙박부터 먹거리까지 모두 내가 아닌 자기가 알아서 처리해 버리네요

핑계 같지만 살면서 중요한 첫번째가 뭔지 이제야 좀 알겠는데 근데 뭔가 이상합니다

짐 아닌 짐이 되기는 싫은데 나쁘지도 않습니다

가만히 서서 하늘을 봅니다





다행입니다

어제 내린 비 오늘 아침 땡볕 머리에 뿌려주고

눅눅했던 어제 쭈글어진 마음처럼

허기진 수도꼭지 배 채우는 아이처럼

내버려 둘수는 없어도 젖은 땅 곱게 핍니다

다행입니다

하늘을 찾아서 다행입니다


 닮은 하루해가 왠지 아픕니다

괜히 눈치보는 사랑 안스럽게 바람이 불지만

기억 없는 딸들의 사춘기 부서진 다리처럼

끔직하게 기억 없어도 혼자 크는 콩나물처럼

거꾸로 가는 딸들의 시간 어느새 눈물이 납니다

가슴 시리지만 그래도 다행입니다

하늘 닮은 마음을 아서 다행입니다




                                2024-7-8  미안한 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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