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찬현 Apr 06. 2023

산책

산책


오래된 시간의 문을 열고

꽃이 피고 지던 길을 걷고 있네


나뭇가지 사이로

해맑은 아이의 미소처럼

쏟아지던 햇살무리 지나서


모퉁이를 돌면

나붓나붓 날개 짓 하는 청춘이

허공에서 춤을 추는 한나절


봄처럼 여름처럼

지천을 밝힌 빛나는 계절을 밟고

한세월 물 흐르듯 지나왔음이야


황혼의 문턱에 걸터앉아

저무는 시간의 꼬리를 보며


더러 구겨진 발자국을

온 마음으로 지워 보는

회한의 산책길에서

그 마지막 문을

지금 조용히 닫고 있어.


2023. 3. 14. 화

-박찬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