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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찬현 Apr 06. 2023

산책

산책


오래된 시간의 문을 열고

꽃이 피고 지던 길을 걷고 있네


나뭇가지 사이로

해맑은 아이의 미소처럼

쏟아지던 햇살무리 지나서


모퉁이를 돌면

나붓나붓 날개 짓 하는 청춘이

허공에서 춤을 추는 한나절


봄처럼 여름처럼

지천을 밝힌 빛나는 계절을 밟고

한세월 물 흐르듯 지나왔음이야


황혼의 문턱에 걸터앉아

저무는 시간의 꼬리를 보며


더러 구겨진 발자국을

온 마음으로 지워 보는

회한의 산책길에서

그 마지막 문을

지금 조용히 닫고 있어.


2023. 3. 14. 화

-박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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