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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리얼토크박스 Oct 26. 2016

내 마음에 사는 물고기, 그 이름은 'Selfish'

방탄소년단(BTS)의 'Am I wrong'을 들으며 나를 돌아보다

근 몇 달 동안 초고속으로 방탄소년단(BTS)에 푹 빠져들었다.

물론, 그들의 댄스(퍼포먼스)나 비글미, 잘 노는 자유분방한 모습 때문에 끌렸다는 사실을 부인하진 않겠다.

하지만, 그 무엇보다 내 마음이 그들에게 견고하게 붙어있었던 이유는 바로 그들이 노래 속에서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 때문이었다.


2013년 6월 13일에 'No more dream'이라는 곡으로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3년 여의 시간동안 2개의 정규앨범과 6장의 미니+싱글앨범 및 일본어 버전의 미니앨범 등 벌써 십수장의 앨범을 냈다. 그리고, 방탄소년단의 랩퍼 3인방인 슈가, 랩몬스터, 제이홉은 데뷔 때부터 모든 앨범에 자신들이 직접 가사와 곡을 쓰고 프로듀싱에 참여했다. 아이돌이 목적이 아닌, 정말로 음악을 하고싶은 10대 소년들이 모여 그들이 데뷔 전부터 숱하게 써왔던 노래들을 데뷔 후 하나 둘씩 꺼내어 놓으니 이것이 빛을 발하게 된 것이다. 이들의 싱글앨범이나 미니앨범은 미니앨범 수준이 아니었다. 한 두 곡 수록된 게 아니라 적어도 8곡에서 10곡은 수록되었을 만큼 정규앨범이라고 해도 손색이 없다. 데뷔곡 'No more dream'과 'N.O'에서는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해 꿈도 없이 살아가는 청소년들에게 경종을 울리는 메시지를 전달했고, 'tomorrow'와 'Whalien52'에서는 미래가 불투명해 방황하고 힘들어하는 20대들을 위로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등골 브레이커'는 부모님께 명품 물건들 사달라고 하며 부모님의 등골을 빼먹고 자립심은 부족한 청춘들에 대한 경고의 노래이고, '핸드폰 좀 꺼줄래'는 휴대전화 중독 세태에 대한 풍자를 담은 곡이다. 이 외에도 각자 자신들의 고향을 자랑하는 '팔도강산', 'Ma City'와 자신들이 숙소를 이사한 내용을 소재로 '더 높은 곳으로 가자'는 자신의 포부를 담은 '이사'와 같은 곡도 이들의 협업에 의해 탄생한 곡들이다.

모든 곡에서는 그 모든 곡에 본인들의 이야기를 담아서 곡을 썼기에, 이러한 점이 여타 아이돌 그룹과 차별화되어 우리나라를 넘어 범세계적으로도 공감을 얻을 수 있는 그들만의 필살기가 되었다.


이들의 이번 2집 정규앨범 'Wings' 중에서 'Am I wrong'이라는 노래는 이들의 이전 '등골 브레이커'나 '쩔어', '뱁새' 등과 같은 사회 세태 풍자적 노래와 계보를 같이 하는 노래이다. 이번 노래 자체는 특별히 무언가 하나를 콕 찍어 비판하고 풍자한다기 보다는 전반적인 세태에 대한 자조적 목소리를 담고 있다.


  무엇이 그렇게 불만인 것인지 'Am I wrong' 가사를 다시금 음미해봤다.




The world goin' crazy

넌 어때  how bout ya? 

You think it is okay?

난 좀 아닌 것 같어

귀가 있어도 듣질 않어

눈이 있어도 보질 않어

다 마음에 물고기가 살어

걔 이름 Selfish Selfish



처음 이 곡을 들었을 때 이 가사 부분에 감탄을 했다.

다 마음에 물고기가 사는데, 그 이름이 'selfish(이기적인)'라니... (이기적이? ㅋㅋㅋ)

우리말과 영어를 넘나드는 기가 막힌 라임 맞추기다.


다들 이기적으로 사니까 귀가 있어도 듣지 못하고 눈이 있어도 보지 않는 꽉 막혀있고 소통을 하지 못하는 이 사회에 대해 답답하게 여기는 방탄 자신들의 생각을 토로하고 있다.

안타깝긴 하지만, 아무리 답답해해도 사람은 이기적인(selfish) 동물이다.

왜냐? 사람은 이기적으로 살 수 밖에 없으니까...



다 마음에 물고기가 살아, 걔 이름은 'selfish selfish'... 이기적이어?! ㅋ



'이기적이다'라는 말을 우리말로 표현하자면 '자기 밖에 모른다'라고 할 수 있겠다.

'자기 밖에 모른다'라는 말, 즉 사람은 자기 안의 것만 알고 자기 밖의 것은 모른다는 의미이다.

왜 이기적일 수 밖에 없느냐, 사람은 자기가 경험한 것 밖에는 알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내가 살아오면서 '이렇게 사는게 옳다'라고 생각하고 정의내리고 살았다면, 그 밖의 다른 생각이나 삶에 대해선 이해할 수 없는 게 당연한 것이다.

사람은 자기가 태어나서 현재까지 살아오면서 경험했던 모든 것들을 자기 속에 담아두고 거기에서 자신의 성향, 성격, 가치관을 형성하게 되고, 그 속에서 나라는 존재의 생각이라는 것들도 서서히 고착화되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누구나 나와는 다른 환경에서 다른 사고방식을 가지고 사는 사람에 대해 처음엔 이해할 수 없고 자신이 경험해온 상식 밖의 행동을 하는 사람에 대해 내심 '미친 거 아니야?'라는 시비를 할 수 밖에 없는 존재인 것 같다. 


우린 다 개 돼지

화나서 개 되지

황새 VS 뱁새

전쟁이야 ERRDAY

미친 세상이 yeah 우릴 미치게 해

그래 우린 다 CRAZY


온 세상이 다 미친 것 같아  끝인 것 같아 

내가 뭐 틀린 말 했어?

내가 뭐 거짓말 했어?

Going Crazy crazy 

Am I wrong?

어디로 가는지 세상이 미쳐 돌아가네



처음 이 노래의 가사를 귀담아 들었을 땐 '가사가 꽤 센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우리는 각자의 생각 속에 미쳐있는 게 분명하다.

내 생각만 맞고 내 권리와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상대에게 물어뜯고 싸우고 날을 세우고 있는 모습을 보면 말이다.

미친 건 다른 게 아니라 '자기 밖에 모르는 그 자기만의 생각 속에 갇혀있는 게' 미친거다.

방탄소년단이 노래 속에서 늘 풍자하는 것은 황새(금수저) VS 뱁새(흙수저)이다. 

자신들은 철저히 노력으로 지금의 자리에 왔지만 여전히 사회는 보이지 않는 불합리한 서열과 계층이라는 것이 존재하기에 뱁새(흙수저)가 황새(금수저)를 따라가려면 가랑이가 찢어지는 실정이고 그게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어쩔 수 없이 그러한 세태에 타협해가야 하지만, 언제까지 그렇게 살아야 하나? 노력하면 다 된다는 기성 세대의 사탕발림말에 놀아나 흙수저에게 열정페이를 강요하는 이 사회를 향해 방탄소년단들은 늘 노래라는 매개체로 자신의 목소리를 날카롭고 정확하게 휘두른다. 



그램마 니가 미친겨

미친 세상에 안 미친게 미친겨

온 천지 사방이 Hell(지옥) Yeah

온라인 오프라인이 Hell(지옥) Yeah

뉴스를 봐도 아무렇지 않다면

그 댓글이 아무렇지 않다면

그 증오가 아무렇지 않다면

넌 정상 아닌게 비정상



요즘 뉴스들은 정말이지 입장을 벗어나서도 상식적으로 막장투성이들이긴 하다.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 게이트, 연예인들의 성폭력 및 성매매 사건들, 故백남기씨 사건 등등...

그리고, 이를 둘러싼 갑론을박들... 

이 얘기 저 얘기 듣다보면 세상이 미쳐돌아가고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여기에서 꼭 짚고 넘어가야 하는 점은 갑론을박하는 모든 사람들이 다 '자기 밖을 모른다'는 점이다.

세상에는 절대적으로 옳다 그르다고 판단할 수 있는 건 없다.

모두가 다 틀렸다. 

다 자기 밖에 모르기 때문에 자기를 지키고 방어하려는 언행 밖에는 하지 못한다.

그리고, 자기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에 대해서는 자신이 공격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방어적인 태도로 맹렬하게 반격을 취한다.

그 기준이라고 하는 것도 결국엔 사람들이 살며 만든 기준이고 잣대일 뿐이다.

사람은 자기 '밖'에는 알지 못한다. 

그렇기에 우리가 이렇다 저렇다 시비하고 떠드는 건 결국 내 밖을 모르기 때문에 100% 이해할 수는 없는 게 당연한 것이다.

내가 내 안에서 일어나는 생각에서만 머무르는 그 틀을 깨고 내 밖의 입장에서도 생각하고 이해할 수 있을 때 이 crazy해보이는 세상도 결국엔 내 스스로가 그렇게 만들고 있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내가 그 입장과 상황에 처해보지 않으면 섣불리 내 생각과 다른 이의 입장을 판단하고 비난할 수는 없지 않을까? 



올~ 정국이의 '쯧쯧쯧' 하는 표정연기 끝내준다!!! @@




미친 세상 길을 잃어도

아직은 더 살고 싶어
찾고 싶어 나의 믿음을


미친 세상에 길을 잃지 않으려면 내 스스로가 내 틀에 맞지 않는 자기만의 세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게 무엇인지를 찾고 싶다면, 우선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생각만이 옳다는 그 입장에서 벗어나 전체의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알 수 있지 않을까?

그것은 결코 자기만의 주관이 없는 입장이 아니다.

모든 사람의 생각을 수용하고 인정할 수 있는 그 넓고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그 마음이 우리의 본성의 마음일 것이다.


"Am I wrong?"


다시 이렇게 묻는다면, 자기 생각만이 옳다고 하는 그 생각은 틀렸다. 

그 생각이 자기 스스로를 'going crazy'하게 만든다.




내 속에 살고있는 물고기, selfish(이기적이어), 즉 이기심을 쫓아내려면 '자기 밖에 모르는' 그 마음에서 벗어나서 생각하고 살면 된다. 황새(금수저)는 황새(금수저)로 살아온 자기 밖의 세상을 알게 되며 겸허한 자세를 배우게 될 것이고, 뱁새(흙수저)는 뱁새(흙수저)로 살아오며 황새(금수저)와 비교하고 치이고 살아왔던 자기 밖의 세상에 눈을 돌리며 자신의 한계를 극복하고 자신의 주어진 환경에 한해 최선을 다해 만족스러운 삶을 살아가는 힘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다른 이를 경악하게 만드는 상식 밖의 일을 저지를 일도, 온라인을 뜨겁게 달구며 남에 대해 갑론을박하는 일도 조금씩 조금씩 줄어들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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