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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숨음 May 09. 2021

시애랑

표류




   침몰 후의 시간

사랑도 언약도 가라앉아
어떤 외침에도 대답이 없는
껍질만 떠다니는 밤

아침이면 이름도 잊을
붉은 등 아래 여인의 손에
한낱 넋두리를 쥐여주었다

사랑이 죽고
언약이 죽고
심장에 박힌 칼은 함부로 빼지 말라는
처방을 따르던 때

   들리던 노랫가락

여인은 밤새 연민을 피워 올려
묻지도 않은 저의 옛사랑과
흔들리는 내 눈빛을 보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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