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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vitacura Jul 16. 2022

이모와 함께

엄마에게 가는 길

두 이모와 함께 엄마에게 다녀왔다. 저번에도 같은 말씀을 하시더니 큰 이모는 엄마를 생각하니 울컥한 마음이 드시는 듯 말씀하셨다. 


"난 ㅇㅇ가 죽은 것보다 얘 엄마 죽은 게 더 마음이 아파. 아주 팔 한쪽이 떨어져 나간 것처럼 그렇게 아파."


이모는 아주 오래 전에 아들을 잃었다. 아무려면 그 때보다 더 아프고 힘드셨겠냐마는, 아주 오래 전에 세상과 정을 떼고 간 아들을 생각할 때만큼이나 남편도 없이 혼자 애들 키우며 고생만 하다 간 불쌍한 동생이 일찍 가버린 게 가슴이 아리고 아프신 모양이다. 


큰 이모의 얼굴을 보고 있으면 '불쌍한 내 동생, 가여운 내 동생...' 하는 울음 섞인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난 얘 엄마 죽은 뒤로는 별로 슬픈 일이 없어. 누가 죽었다고 해도 눈물이 안 나와."


옆에서 같이 걷던 작은 이모도 탄식하듯 말씀하셨다. '그래, 맞아. 나도 그렇더라.' 하고 큰 이모가 대꾸하셨다. 환갑을 넘긴 두 자매는 그렇게 세월이 지나도 가시지 않은 슬픔을 나누며 그리운 동생을 향해 걸어 갔다. 


그렇게 두 이모와 함께 보고 싶은 엄마를 보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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