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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HS Nov 27. 2022

자전거를 타며, 아프리카식민지의 자유를 전세계에 외치다

한창 진행 중인 월드컵에서 인상적인 장면들이 있습니다. 국가를 부르지 않는 선수들도 있고, 경기 전이나 골세레모니로 특정한 퍼포먼스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주목하는, 국가를 대표하는 스포츠 행사이기에, 인권과 관련된 상황들과 무관하게 일어나기는 어려운 듯 합니다. 그리고 그만큼, 지금도 누군가가 잘못된 이유로 차별을 받고 있다는 의미일수도 있겠네요. 

Bike4WesternSahara는 2년 반을 목표로 수십여개 국가를 자전거를 타고 이동하며, 아마 한국 사람들도 거의 알지 못할- 저도 아티클을 읽기 전까지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 서사하라 지역의 모로코 점령 상황을 알리고 있는 중입니다. 분쟁상황이 된지 시간이 오래 지나고 당장 주요국의 경제적 이익과 필요한 관심을 받지 못 받고 있으나, 태어난 지역과 국가를 이유로 누군가가 인간으로서 가져야 하는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This article originally appeared on Shareable.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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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마지막 식민지의 해방을 위한 자전거 여정 

( Bike4WesternSahara: This epic bike tour aims to free Africa’s last colony )


활동가 듀오 벤자민 라드라(Benjamin Ladraa)와 산나 고트비(Sanna Ghotbi)는 모로코의 서사하라 점령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도록, 40여개국에서 48,000km를 자전거로 달리고 있는 중이다.  Credit: Sanna Ghotbi and Benjamin Ladraa/Solidarity Rising


자전거를 타고 48,000KM를 이동한다면 아프리카 마지막 식민지의 분쟁상황을 잘 보여줄 수 있을까?


지난 5월, 스웨덴 인권 운동가 산나 고트비(Sanna Ghotbi)와 벤자민 라드라(Benjamin Ladraa)는 바로 그 일을 시작했다. 그들은 모로코가 거의 50년 동안 서사하라를 점령한 상황에 대해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받을 수 있도록, 40개국을 자전거로 이동하는 여행을 하고 있다.


서사하라 그리고 그곳에 사는 사라위족(sahrawi)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습니다.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을까?' 사라위족은 사람들에게 잊혀진 민족입니다. —Sanna Ghotbi


Ghotbi와 Ladraa 두 사람은 비영리 단체 Solidarity Rising을 통해 Bike4WesternSahara  활동을 시작했다. 그들은 자유를 얻기 위한 사라위족의 투쟁, 1975년 이후 모로코의 서사하라에 대한 지속적인 점령, 그리고 그곳에서 일어나는 언론인과 미디어 행사에 대한 탄압 관련 상황을 더 잘 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운동가는 험난한 산악 지형, 높은 고도, 폭염, 질병을 견디면서 활동 진행하고 있다. 스웨덴에서 여정을 시작하였으며, 4개월 만에 독일/오스트리아/그리스/터키/알바니아를 자전거로 이동하였으며, 9월 말 기준으로 마케도니아에 있었다.(편집자주 : 11월말 기준 터키를 이동 중)

그들의 목표는 2024년 말까지 서사하라에 도착하는 것이다. "우리가 적도- 약 40,000km - 보다 더 긴 거리를 자전거로 다닐 때 훨씬 더 많은 목소리를 낼 수 있고, 사람들이 서사하라에 대해 더욱 잘 알게 되리라고 믿습니다"라고 Ladraa는 말했다.


마지막 식민지

서사하라 분쟁과 관련된 역사는 1884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며, 스페인은 1975년까지 서사하라를 식민지로 지배하였다. 1975년 스페인의 철수는 지역 내 전쟁을 촉발시켰고, 모로코와 모리타니가 모두 영토를 침공했다. 1970년대 후반 모리타니는 철수했고, 모로코는 50년 가까이 지배권을 유지했다. 


1991년 유엔은 이 지역의 휴전을 지원하고 유엔 중재하에 서사하라에 유엔 국민투표 결의안이 채택되었다. 국민 표를 통해 사라위 사람들이 독립 그리고 모로코와의 통합 중 선택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국민 투표에 대한 합의는 교착 상태에 빠졌다. 오늘날 어떤 국가도 서사하라에 대한 모로코의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편집자주 : 필자의 의견으로, 모로코의 서사하라 지역 실효지배를 인정하는 국가들은 많이 있다) 외부에서는 이 곳에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Tifariti(사하라 아랍 민주 공화국의 임시수도)에 지역에 사는 사라위족 사람들은이 모로코에 통치로부터 서사하라 해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2011년 진행하고 있다. 10년이 넘게 지났으나, 서사하라 지역의 대부분은 여전히 모로코의 통치 가운데 있다. Credit: Juan Medina


아시아와 유럽을 비롯하여 이 지역 밖에 사는 사람들은, 이곳에 점령과 관련된 상황에 대해서 거의 모른다. 모로코는 계속해서 언론인들이 그 지역에 들어가는 것을 막았으며, 관련된 내용을 학교에서 배울 수는 없다. 


Ghotbi는 “저와 Benjamin 모두 학교에서 글로벌 연구에 집중하며 탈식민주의, 기후 변화 및 기타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지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서사하라의 역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매우 혹독한 삶’

모로코의 침공 이후 사라위 인구의 거의 절반이 인근 알제리의 틴두프(Tindouf) 지역으로 이동, 돌이 가득한 사막 한가운데에 있는 난민 캠프에 정착했다. Solidarity Rising 이사인 Sidahmed Jouly와 같은 난민들은 인도적 지원에 의존하고 있다. 매우 높은 기온 그리고 강풍과 폭우 가운데 지내고 있다. 2019년 유엔난민고등판무관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인구의 거의 8%가 급성 영양실조를 앓고 있고, 28%는 발육 부진을 보이고 있으며, 어린이 중 절반이 빈혈을 앓고 있다.

수용소에서 태어난 32세 Jouly는 “이곳에서의 삶은 매우 가혹합니다.”라고 말한다. “우리는 난민입니다. 우리를 받아준 곳에서 무국적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Tindouf의 사라위족 난민 캠프. 총 150,000명이 넘는 사라위족(사하라 사막 주민들)가 알제리 사막 전역에 위치하여 있는 난민 캠프에 살고 있다. Credit: Jørn Sund-Henrikse

Jouly와 그의 부모, 형제 및 아내를 포함한 직계 가족은 틴두프(Tindouf)에 살고 있다. 그의 대가족은 세계에서 두 번째로 긴 장벽인 1,700마일의 모래언덕 지뢰밭 뒤에 위치한 점령지 내에서 살아가는, 약 30,000명 이상의 사라위 사람들 중 하나이다.


모로코 정부는 정권을 장악한 이후 철권통치를 계속해 왔다. 독립을 지지하는 사라위족에 대한 고문, 실종, 살인, 탄압 관련 보고가 있었다.


"이곳에서는 인도주의적이고 정치적인 위기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Bike4WesternSahara]는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사라위족의 상황들, 우리의 잊혀진 목표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서사하라의 탈식민지화 과정에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라고 Jouly는 말한다. "Sanna와 Benjamin은 우리의 영웅입니다."


'세상을 변화시키자'

행동주의는 Ghotbi와 Ladraa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했다. 21세에 Ghotbi는 스웨덴 예테보리 시의회 의원으로 선출되어 서류가 미비한 이민자, 보호자 없는 난민 어린이 및 가정 폭력에 직면한 여성의 권리를 보호하는 정책을 추진했다.


그녀는 또한 스웨덴에서 부상하는 극우주의에 대응하기 위하여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반인종주의 운동에도 참여했다. 또한 정치 참여 증가를 목표로 지방 자치 단체, 공공 기관, 시민들과 함께 일하는 민주주의 연구소인 Digedem Lab을 공동 설립했다.


Ghotbi는 "저는 비록 한 명에 개인에 불과하지만, 세상을 더 좋게 만들기 위하여 노력하는 것이 제 삶의 이유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란의 정치적 망명자인 그녀의 부모도 그녀의 활동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그들은 감옥에 갇히기도 하였고, 친한 친구들이 살해되거나 투옥되는 등 제가 경험하지 못한 많은 상황들을 견뎌냈지요."

Ghotbi와 Ladraa의 행동주의는 그 과정에서 만난 가족, 친구, 세계 시민이 공유해 준 억압의 경험과 관련이 있다. Credit: Sanna Ghotbi and Benjamin Ladraa/Solidarity Rising

Ladraa는 음악가 출신의 활동가로, 스웨덴 적십자 기금 모금 활동을 통해 전 세계의 많은 인도주의적 위기에 대한 분명한 관점을 가지게 되었다. 그는 팔레스타인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한 지원과 관련된 계획들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가자 지구의 인권 침해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하여 스웨덴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거리 약 5,000KM를 이동하는 WalktoPalestine을 시작한 것이 그 예시이다. 또한 팔레스타인 어린이 구호 기금 마련을 위한 Bike4Gaza 이니셔티브(계획)의 일환으로, 스웨덴 전역에서 2,000km 이상을 자전거로 이동했다.


Ladraa는 사라위족 친구를 통해 서사하라의 문제를 알게 되었다. 두 사람은 난민캠프도 방문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알게 되기 시작할 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옵니다."라고 그는 말했다. “그 이후 살아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선을 위한 힘이 되기 위하여 노력하고, 최대한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네트워크 구축하기 


그들의 여행 소식은 특별히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주목을 받았다. 사람들은 그들에게 머물 곳을 제공하고 따뜻한 식사를 대접하거나 기부금을 내며 힘을 보탰다. “우리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고 새로운 사람들과 연결되면서, 그들에게 서사하라의 이야기를 들려줄 수 있습니다.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매일 어떤 일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죠.”라고 Ladraa는 말했다.

Credit: Sanna Ghotbi and Benjamin Ladraa/Solidarity Rising


여정 중에 그들은 강의와 워크숍을 주최할 기회를 얻기 위해 지역 인권 단체, 대학 및 기타 기관과도 협력하였다. 9월에는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비영리단체 Electronic Frontier 재단과 협력하여 사라위족 난민을 위한 온라인 보안 워크숍을 열었다. 일주일 간의 워크숍을 통해 모로코 정권이 활동가를 감시하기 위해 사용하는 스파이웨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교육을 사라위족 난민들에게 진행하였다.

그들은 또한 점령지역에 살고 있는 사라위족 시민 기자들을 위한 카메라 구입 기금 모금 캠페인을 시작했다. 카메라는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활동가들에 대한 폭력을 기록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Credit: Sanna Ghotbi and Benjamin Ladraa/Solidarity Rising


Bike4WesternSahara의 단체로서의 여정도 쉽지 않았다. 육체적 고난에 더해, Ghotbi와 Ladraa는 재정적 어려움을 - 비록 기부금을 받고 있으나 - 계속해서 겪고 있는 중이다. Ladraa에 의하면 장비 구입 및 유지에 필요한 비용이 예상보다 컸으며, 안전에 대한 지속적인 우려도 받고 있다. 그들의 도전을 공유하는 소셜 미디어 게시물에서 얼마 전 1,000개 이상의 증오 반응을 받기도 하였. "테러리스트", "용병", "개"라고 멸칭하는 사람들도 있으며,  다이렉트 메시지를 통해 그들과 그들의 가족에 대한 위협을 받기도 하였다.


하지만 소셜 미디어에서 그들이 받은 위협보다는, 사하라족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알려 주면서 받게 된 감사 메시지가 더욱 많았다고 Ghotbi는 말했다.

"당신이 잊혀진 사람들이고, 누군가가 당신의 깃발을 가지고 전 세계를 돌아다니는 것을 본다면 분명 더욱 의미가 있겠지요."라고 그녀는 말했다. "그래서 우리는 겸손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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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Monée Fields-White


Monée Fields-White는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작가 겸 저널리스트입니다. 그녀는 워싱턴 D.C, 뉴욕, 시카고, 로스앤젤레스 등 미국의 주요 도시에서 주요 출판물 및 비영리 단체를 위하여 미국 혹은 국제상황과 관련된, 광범위하고 다양한 스토리를 쓰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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