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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애도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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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효선 Sep 18. 2020

나의 메시지가 고인에게 닿을 수 있다면

애도 인터뷰. 세 번째 질문 (3/9)


오늘의 질문 3.

나의 메시지가 고인에게 닿을 수 있다면,
어떤 메시지를 적어서 보내시겠습니까.



"사랑해. 어떤 상황에서도 언제나 우리는 네 편이야. 혼자 힘들어하지 말고 고민을 얘기해 주면 좋겠어. 그랬구나 있는 그대로 듣기만 하고 판단하지 않도록 노력할게."



적고 보니 과거의 고인에게 보내는 말이네요. 그때 눈을 마주 보고 손을 잡고 진심으로 말을 건넸다면 좋겠어요. 지금 고인에게 닿을 수 있다고 하니까 정말 닿을 수 있을 것만 같아서 말문이 탁 막혔어요. 현재 시점으로 다시 쓰는데 한참이 걸렸네요.



"지금 어떻게 지내는지 궁금해.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낫다고 생각해서 선택한 거잖아. 고통이 좀 덜어졌을까. 영혼이 있다면 너의 영혼은 자유롭고 행복해 아니면 여전히 괴로워? 4차원부터는 시간 구분이 없다던데 그럼 너는 과거 현재 미래에 동시에 있는 걸까. 자살한 사람은 천국도 지옥도 못 가고 구천을 떠돈다던데 정말이야? 그냥 겁주려고 지어낸 얘기면 좋겠어. 드라마 도깨비를 보면 자살이 가장 큰 죄여서 저승사자가 된다고 나오던데. 만약에 저승사자가 된 너를 만나도 기억을 못 하려나. 내가 선한 업을 많이 지으면 너에게도 좋은 영향이 있을까. 직접 네가 한 일은 아니지만 가족이라서 영향이 있을 수도 있잖아. 질문이 참 많지. 답장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

 여전히 우리 가족은 너를 그리워하면서 지내고 있어. 엄마 아빠는 메모리얼 파크에 너를 보러 한 달에 한 번 이상 자주 가잖아. 친구들은 너를 찍은 사진으로 전시회를 열기도 했고, 집으로 편지를 보냈어. 나랑 만나서 네 얘기를 하곤 해. 그때마다 너도 보고 있어? 어쩌면 공간의 제약 없이 항상 연결되어 있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 언제 어디서든 너라는 존재가 편안하고 평화롭게 지내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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