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료로 자료를 받아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아요?
부모가 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부모 앞에 ‘학’이라는 글자가 붙기 시작하면 더욱 버거워진다. 학교에 가는 것이 무엇이기에 이리 힘들까? 흐릿하게나마 느끼고 있던 이유를 드디어 알게 됐다. 우리가 힘든 것은 초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아이를 평가하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그렇다. 아이는 초등학교에 들어가자마자 평가의 대상이 된다. 학습적인 것뿐만 아니라 인성 등도 포함된다. 그러니 학부모가 되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는 것이다.
아이가 평가받기 시작하면 마음이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알림장에 글씨는 바르게 쓰는지 매일 학부모 확인란에 도장을 찍으며 나도 모르게 잔소리가 나오기 시작한다. 받아쓰기 연습을 하기라도 하면 내가 대신 시험 보고 싶은 마음이 스멀스멀 기어 나온다. 수학 단원평가라도 보는 날이면 평가 사흘 전부터 문제집을 펼쳐 개념을 얘기하고 또 하고 또 해준다.
저학년의 공부는 내가 볼 땐 너무나 쉬운데 아이는 왜 이렇게 어려워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 조금만 집중해서 꼼꼼히 풀면 되는데 이게 왜 안 되는 것일까?
나의 이런 마음은 학부모는 처음이라라는 책을 보고 조금씩 해소되었다. 이 책은 학부모의 고민과 어려움에 대한 나침반이 되기 위해 기획된 책이다. 심지어 무료로 받아볼 수 있다. 학부모 On 누리 사이트의 자료 가득-가이드북에서 PDF로 다운로드할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가! 이 자료는 영유아기부터 초중고등학생, 심지어 성인기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총 7편으로 구성돼 있어서 자녀의 나이에 따라 다운로드하여 보면 된다.
우리 아이는 현재 초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이라서 초등학교 저학년 편을 냉큼 다운로드하여 읽어보았다. 세상에~, 읽자마자 다운로드하여보길 잘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아이가 초등학생이 됐다고 다 컸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신체발달 사항에 소근육이 발달하여 손의 정교한 움직임이 향상되고 유치가 빠지고 영구치가 나는 시기라는 설명을 보자마자 헉하는 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그래, 우리 아이는 아직 크고 있는데 내가 성인을 대하듯 했으니 엄청난 시행착오였다. 또, 논리적 사고 능력이 발달하지만, 아직 추상적인 개념을 이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문장도 보았다. 인지발달도 힘을 내서 하는 중인 아이에게 내가 너무 몰아붙였던 것이 생각난다.
책의 도입부에서는 학부모의 자존감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서 내가 나를 이해하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아이가 고학년이 되면 어떻게 해야할지 궁금해서 고학년편도 다운받아봤다. 내용이 다 좋았는데 하나 아쉬운 점이 있었다. 학부모 커뮤니티에서 겪는 고충에 대해 언급한 뒤, 해결책을 적어두지 않았다는 것이다. 뾰족한 해결책이 사실 없겠지만 가이드라인 정도는 몇 개 제시해주었으면 한다. 언젠가 책이 보완돼서 또 나온다면 그 점도 충분히 써주시지 않을까.
책을 읽고 다짐한 것이 있다. 아래의 문장을 읽고 나서다.
부모로서 아이에게 실패의 경험을 제거하고
성공의 경험만을 주려고 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세요. (p.83)
정말 사랑스러운 나의 아이기에 슬프고 괴롭고 힘든 일은 겪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부모의 마음이다. 그러나, 그러한 경험들도 아이가 좋은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자양분이 될 것이기에 절대로 미리 제거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오늘의 나도 계속해서 실패하고 좌절하며 다시 한 걸음 내디디니 말이다.
참고로 해당 책이 있다는 사실은 함께 학교 사이트에서 알게 됐다. 함께 학교 사이트에 가입해서 공지사항 등을 자주 확인하는 것이 아이를 키우는데 확실히 도움이 된다. 가입을 안 하셨다면 오늘 해보시기를 권유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