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brunch
매거진
시집 커피가 그리운 날
실행
신고
라이킷
13
댓글
공유
닫기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브런치스토리 시작하기
브런치스토리 홈
브런치스토리 나우
브런치스토리 책방
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블랙홀
Jun 30. 2024
겨울
한길 깊이로
김장독
묻어 두고
살얼음
둥둥 뜬 동치미랑
시린
손에
끌려 나온
빨간 배추김치
는
보기
만
해
도 꼴깍
뜨거운 김칫국에
찬밥
말아
삼시 세끼를
먹어도
웃음이 헤펐던 어린 시절.
비료포대에
몸을 맡기고
바깥으로
만
나 돌다
엄마한테 혼쭐이 나도
마냥
터
지기만 하던 웃음보
간밤에 내린 눈이
천지를 꽁꽁
얼어붙으니
어릴
적 엄마가 생각난다
.
어릴
적 내가 그리워진다.
(해 설)
배 고픈 시절,
갓 버무린 김장 김치는 철없던 아이의 주린 배를 가득 채워줬다.
밤 새 절인 배추를 산더미처럼 쌓아,
젓갈
냄새
가득히
쓰윽
쓱
버무려
하얀 쌀 밥에 얹어
입이
찢어지게 먹던
그 날들
그때 가족들은 모두 세상을 떠났고
김장 대신 일 년 열두 달 배달 김치를 사 먹는 지금
생김치를
참
기름에 통 깨에
버무려 봐
도
지금은 그 맛을 찾을 수 없다.
그래도 지난날이 그리울 때는
찬 밥에 물 말아 김치를 올려 먹곤 한다.
keyword
배추김치
동치미
블랙홀
에세이 분야 크리에이터
소속
교육학석사
직업
자영업자
소송 하는 여자 (개정판)
저자
공무원 25년. 계약직 5년. 현재는 자영업을 합니다. 힘들고 화가나면 글을 씁니다. 좋아도 쓴답니다.
구독자
274
제안하기
구독
매거진의 이전글
능소화 꽃이 피면
시계
매거진의 다음글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