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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과해원 Mar 30. 2016

6. 과거를 품고 미래를 마주하는 섬

- 일본 사도섬 여행(2)

                                                                                                일본 사도섬 여행기 2편 - 과거를 품고 미래를 마주하는 섬

 

사도섬을 자세히 돌아보기로 했다.  전통 공연 관람 -금광 견학 - 따오기센터 방문- 계단논 - 논체험 순서였다.  

우선 사도섬 주민들이 자랑하는 노(Noh) 공연이다.

 

일본 사도섬 여행 2 - 과거를 품고 미래를 마주하는 섬 : 네이버 블로그                                                                                                                                                                                                                                                                                

사도섬 주민들은 전통적으로 마을 신사 앞 정자에서 마을 사람들을 모아놓고 공연했다고 한다.

노(Noh) 공연은 사도섬으로 유배 간 유배자들이 섬에 문화가 없다는 점을 이상하게 여겨 일본 본토에서 유행하던 공연 형식을

변형하여 공연하기 시작하였다고 한다. 

 

마을 앞 큰 나무가 우리나라의 성황당 나무 역할을 한다. 큰 소나무가 마을의 역사를 대변해주는 듯 하다.

 

 

공연 무대에 배경으로 그려져 있는 큰 소나무 또한 마을 사람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는 것일까?  유독 궁금했다.



 

공연은 사실 우리나라 전통 공연이 가질법한 흥과 끼를 담은 것이 아니라

절도와 절제를 담고 있는 것 같아 어려웠다(원시적인 남성과 여성을 상징하는 무용이 주를 이루었다).

(여행가기 전에 잠깐 본 일본 영화에서 스고이~의 다른 표현으로 이~~~~데쓰 라고 하는 표현을 보았는데 그런 기이한 느낌)

 

 

더 기이한 곳으로 가게 되었는데 

사도섬이 가장 부흥했던 시절로 가게된 것이다.

한창 근대화가 이루어지던 시절 일본 사람들은 사도섬에서 금광을 발견하고 사도섬으로 몰려왔다.

 



 

금광에 들어가 보다니!

금줄기인 줄 알았던 구리맥도 발견했지만 캐올 수는 없었다.

 

 

일본 근대화의 산물을 뒤로 하고 현재 사도섬을 대표하는 따오기를 만나러 따오기센터에 갔다. 

야생의 따오기 중 혼자 힘으로 살아갈 수 없는 따오기를 데려와 보호해주기도 하고, 

따오기 관련된 이야기를 전시하기도 했다. 

 

 

따오기가 마을에 직접적으로 어떤 영향을 주는 지에 대한 그림이다. 

한 눈에 보아도 마을 곳곳 따오기 관련된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따오기 우유!

실제로 판매되고 있는 따오기 우유이다. 사도는 이렇게 아기자기하기도 하여라! 카와이이~

 

따오기가 캐릭터로 변신하니 아이들에게 이렇게 인기가 좋다.

이 아이들은 일본 본토에서 사도섬으로 견학 온 아이들이었는데 사실 사도섬에서는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없었다.

젊은 사람들이 일하러 육지로 나갔다니 한국과 비슷한 면도 있었다.

 

다음은 사도섬에서 제일 놀라웠던 계단식 논이다. 

 



 

저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 물줄기가 흐르는 산 옆으로 논을 일구어낸 사도섬 사람들.

그 논을 문화유산으로 지키기 위해 현재 '사도섬 논 오너제'를 운영중이라고 한다.

논을 분양한 후, 분양한 사람들을 대신해 논을 관리해주기도 하고, 논의 오너들과 함께 모내기 등의 행사를 열기도 한다.

 

우리나라 청산도 구들장논도 최근 이런 움직임을 시작하여 '청산도 구들장논 오너제'도 운영중이다.

정작 우리나라에서 청산도 구들장논에 대한 홍보가 부족한 것 같아 아쉽기도 했다. 


 

사람의 힘이란, 생계를 위해 논을 일구어낸 사람의 힘이란 산을 파내 금광을 발굴하기도 하고 논을 경작하기도 하고 놀랍다.

사진으로 보이는 계단논 반대편 산 또한 원래 물줄기가 지나가 계단논으로 만들어졌었지만, 

사람들이 육지로 나가고 계단논의 이용이 줄어들자 금세 울창한 산으로 바뀌었다. 

반대편 산의 식생과 계단논의 식생을 비교하여 반대편 산이 얼마 동안 어떤 방식으로 천이(숲의 나무가 침엽수에서 활엽수 등 극상 수종으로 이동하는 단계) 하는지를 살펴보고 싶다는 생태학을 공부하는 학생다운 호기심도 들었다. 

 

 

 

 

 

이것이 무엇인가 허면!

따오기가 사는 논에서 채집한 생물들이다. 물방개도 있고, 도롱뇽도 있고

직접 장화를 신고 논에 들어가서 채집한 생물들을 눈으로 보고 만져보고

조사표까지 만들어 조사해보는 활동이었다. 



사도섬에서 논을 가꾸는 주민들은 정례적으로 학술적인 생물 조사 활동 외에도 

직접 논을 방문하는 관광객과 논에 사는 생물들을 모니터링하는 활동을 한다고 한다.

논의 생물을 조사하다가 운이 좋으면 자연의 따오기가 날아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아무리 보아도 한국의 논과 다를 바 없어 보이는 논인데

사도섬의 따오기논이 이렇게 특별해 보이는 이유는

논을 중심으로 주민들이 나서서 하는 활동들 때문인 것 같다.

 

사도섬 곳곳을 둘러보며 크게 사도섬의 역사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사람들은 시대에 따라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고 있는지 알게 되었다. 

 

 

그것이 어떤 역사이든

역사라는 건 주어진 환경을 가꾸고 일구는 사람들에 의해서 만들어진다.

지금 자신이 사는 곳의 한 겹 한 겹의 역사가 그곳에서 살고 있는 자신의 정체성을 말해주기도 하면서

자신의 미래를 바꿀 수도 있는 것이다.

 

자신을 둘러싼 사도섬이라는 환경을 적절히 이해하고 적응하고 가꾸어 살아가는 사도섬의 사람들.

그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가는지 만나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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