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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우탁 Nov 19. 2017

내 취향의 커피가 곧 브랜드로.

여러분의 이름을 내건 커피가 세계에 퍼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이야기에 앞서 여러분은 한국의 전통주에 대해 알고 계신가요?


안동의 안동소주, 경주의 경주교동법주, 평양 감홍로 그리고 전주의 이강주 정도는 그래도 많은 분들이 '들어본 것 같다'라고 하실지도 모르겠네요. 


한국의 전통주는 사실 굉장히 다양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안동소주, 문배주 등 몇 가지만 명맥을 유지할 뿐, 대부분은 시중에서 보기 조차 힘듭니다.



우리나라의 전통주는 크게는 지역, 작게는 집집마다 술을 빚는 방법 등이 달라 아주 다양한 종류가 있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 일본 소주에 유리한 주세령이 생겨나는 것을 시작으로 6.25에 주조와 관련된 생산시설이 대부분 파괴되고 쌀 공급이 어려워지면서 양조에 쌀의 사용이 금지되기도 합니다.


 이후, 사정은 나아졌지만 주세 수익을 노리는 조세당국 그리고 전통주 금지 정책을 업고 몸집을 키운 주류기업들의 이해관계 속에서 대부분의 전통주와 술도가의 명맥이 끊어지게 됩니다.


 1988년 올림픽을 맞이해서야 일부 전통주의 맥을 살리기 위한 움직임이 있었지만 그동안 희석식 소주가 술의 주류로 자리를 잡았고 술을 즐기는 문화도 상당 부분 변질되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너무나 익숙하죠?


전통주의 경우, 전통 누룩의 특성상 차이가 천차만별이라고 합니다. 방법은 같아도 시기나 날씨 그리고 보관방법 등 여러 요인으로 그 맛이나 느낌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같은 술을 마셔도 그 순간의 상황에 따라 맛이 다르다고도 하네요.


저는 이런 모습도 생소하네요. 여러분은 전통주를 만드는 방법을 알고 계신가요?


만약 전쟁이나 말살정책과 같은 장애가 없었다면 지금의 전통주는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다른 여러 조건이나 상황으로 지금과 비슷한 모습일 수도 있지만 지역마다 어쩌면 집집마다 소규모의 술이 대대로 이어지고 있지 않았을까요? 재료나 방법 등 사소한 부분으로도 맛이나 느낌이 달라지는 만큼 집집마다 개성 있는 술이 전해지고 있을 수도 있겠네요.




그렇다면 커피는 어떨까요?


아직 에스프레소를 기반으로 한 커피가 익숙하지 않았을 때부터 최근까지도 사람들에게는 메뉴판에 있는 커피가 전부였습니다. 정형화된 커피를 접한 사람들은 그 안에서 자신의 취향을 찾았을 수도 있겠네요.

 요즘은 어떤가요? 샷과 시럽을 추가하고, 일부 카페에서는 고객이 요구하는 레시피에 따라 음료를 제조해주기도 합니다.

 커피를 충분히 접한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자신의 입맛을 찾기 시작하고, 카페마다 맛의 차이를 분석하기도 합니다. 그런 추세에 따라 카페마다 매일같이 신메뉴들도 나타나고 있죠. 변화는 늘 그렇듯이 가장 사소한 부분에서 단숨에 모든 것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타벅스의 일명 '악마의 음료' 익숙하신가요?


 이제 커피머신은 더 작고 더 편리하며 가격도 이전처럼 터무니없이 비싸지도 않습니다. 당장 모두가 자신만의 커피를 만들 정도로 적극적이지는 않고, 일상에 필수적이지도 않지만 지금과 같은 흐름이라면 머지않아 앙증맞지만 카리스마를 과시하며 존재감을 내뿜는 머신이 집집마다 하나씩 자리 잡고 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혼수품 리스트에 이런 머신들이 자연스럽게 이름을 올리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TV나 컴퓨터를 포함한 여러분의 가정에 있는 여러 가구들도 사실 없어도 되는 사치품이었지만 지금은 없으면 불편한 존재가 되었지요. 커피머신도 일상에 자연스러운 존재가 되어 사용하는 사람들의 색깔이 입혀지고 노하우가 생기고, 동시에 원두에 대한 관심이나 물 온도나 방법 등 셀 수도 없이 많은 변수가 또다시 셀 수도 없는 사람들 각자의 개성에 맞춰 자신만의 음료, 즉 홈 브랜드가 생길 수 있지 않을까요? 

 혹 그런 때가 온다면, 전통주처럼 여러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지 않고 오래오래 많은 분들의 이름으로 태어난 커피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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