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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가을을 지우고 왔어요.

by 김노하 Norway

비가 내리는 금요일 오후

바깥 일정을 마치고 들어와서

책상 엎드렸다.


아이들이 돌아오기 전에

저녁 준비를 해야 하는데

온몸이 젖은 낙엽으로 변한 것 같았다.


‘5분이라도 쉬어야

움직일 수 있을 것 같아 ‘

깊은 어둠 속을 휘젓고 있었는데

전화벨이 울렸다.


“오늘 두그나드 날이야!

나갈 수 있어?

얼굴이라도 비춰야 될 거 같아서.”


남편의 말에 일어섰다.

이웃들과 인사하고

마을에 흩어져있는

가을빛을 가득 담았다.


땅에 뿌려진 가을을 쓸어 담는

색다른 노동

그래, 이 맛이었어.


아, 개운하다.

두그나드 활동 끝나고

다과를 나눠 먹었어요.


노르웨이 사람들의

스몰토크에

타이밍 맞게 웃는 건 어려운 일이지만요.

이웃 할머니 얼굴도 오랜만에 보고,

동네 아이와 큭큭대며 장난도 쳤어요.

오늘도 잘 해냈다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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