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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노하 Norway Jul 02. 2023

학교 밖 세상에 살으리랏다

안녕, 얘들아?

1학기 막바지라 바쁘지?


지난번 편지를 쓰고 나서 카톡으로 질문을 하나 받았어. 어려운 질문을 하길래, 한 동안 고민을 하고 이 답장을 쓰는 거야. 


"선생님도 학창 시절이 그리울 때가 있나요?"

- 그립지만 사실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 학창 시절에 더 많이 경험하지 못한 것, 도전을 망설이고 허비한 시간들이 많이 아쉬워. 하지만 내가 만족할 만큼 완벽한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얼마나 있겠니?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아쉬웠던 부분을 완벽한 만족으로 바꿀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돌아가고 싶지는 않아. 다만 그리워할 뿐이지.


"학창 시절이 그리울 땐, 어떻게 하시나요?"
- 점심시간에 급식 줄을 빨리 서려고 뛰어다니고, 쉬는 시간 안에 어떻게든 간식을 사 먹으려고 요리조리 머리를 쓰던 게 가장 많이 생각나. 많이 그리울 땐 옛날 사진을 꺼내 보기도 하고, 그 시절 많이 듣던 음악을 듣기도 해. 그때는 친구들이 내 삶의 전부를 공유하던 사이였는데, 이제는 서로 다른 곳에서 다른 삶을 살다 보니 친구에게 구구절절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도 쉽지는 않네. 시차가 있으니 더 어려워. 


추억은 추억 안에서
아름답다는 생각이 자주 들어.


오슬로 오페라 하우스 앞 


얘들아, 선생님은 요즘 학교 밖에서 세상을 공부하고 있어. 컴퓨터 한 대와 스마트 폰 그리고 나만의 새로운 아이디어를 가지고 '경제적 자유와 삶의 행복'을 찾는 사람들이 정말 많더라. 누군가는 실패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누군가는 실패를 거듭하다가 어느 정도 목표를 달성한 이야기를 해줘.



실패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야.


분명한 건 실패 없이 성공한 사람은 없고, 또 성공이라는 단어는 무한대이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더 큰 목표와 계획이 있다는 거야. 너희도 인생에 대한 책임감을 하루라도 빨리 느끼고 도전하고 실패도 해보는 걸 늦추지 말기를 바라.


사실 한국에 있을 때 선생님은 스스로 잘할 수 있는 것만 하면서 지냈어. '잘 해낼 수 있겠다' 싶은 것들만 도전했지. 그런데 노르웨이에 오니까 선생님이 원하지 않아도 배우고, 이해하고, 도전해야 하는 일들이 부지기수야. 덕분에 실패와 좌절을 밥먹듯이 하고 있어. 노르웨이어가 잘 통하지 않아서 의기소침하게 돌아오는 길엔 정말 한국에 가고 싶다는 생각도 해.  '나 왜 이렇게 서글프지?' 눈물이 절로 나온단다.


하지만 그래도 조금씩 나아가 보려고.


너희는 올해 이루고 싶은 것이 있니?

하나하나 종이에 다 적어 봐. 현재의 상황을 정확하게 적고, 가까운 미래와 큰 목표까지 적어보길 바라. 그리고 생각과 감정, 행동을 그 목표에 집중해야 해. 너무 멀게 느껴진다면 당장 무엇부터 실천해 나가면 될지를 적어봐. 


너희 스스로 해야 해. 

누구도 너희의 생각과 감정, 행동을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야.

너의 인생은 결국 네 스스로가 책임져야 해.

선생님은 올해 말까지 중고급 수준의 노르웨이어 책을 공부하고 내년엔 노르웨이어 시험을 다시 칠 거야. 열심히 공부해서 더 많은 걸 알려줄게. 이렇게 선언했으니 정말 해야겠다. 우리 마지막 종례 시간에 '선언하기', '다짐하기' 했었는데 기억나니? 친구들과 함께, 아니면 혼자서라도 꼭 해보길! 선언한 사람들은 연락 줘. 또 증인 서 줄게!


- 노르웨이에서 선생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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