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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원택 Dec 06. 2016

2.9.2 온도관리는 안전과 직결한다

특히 냉장 식품의 온도 측정은 필수

 요즘은 냉장 원료 못지않게 냉동 원료도 많이 사용한다. 오히려 냉동 원료를 더 많이 사용하고, 점차 더 증가하는 것 같다. 이러한 냉동 원료 역시 냉장과 마찬가지로 문제점을 갖고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기본적 냉동 온도 -18℃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 다반사이다. 

 우리나라 냉동 유통시스템 현실은 민족 대명절인 추석 때를 보면 쉽게 알 수 있다. 추석 선물용 배달 물량이 워낙 밀려서 어쩔 수 없다고 백분 이해하려고 해도 냉동제품이 냉장제품이 되어 배달되는 경우가 빈번하다.  심지어 녹은 지 오래되어 냄새까지 나는 경우도 있다. 식품안전관리 차원에서 절대 먹어서는 안 되는 제품이다. 


 이런 현실을 알고 있다면 냉동 원료의 입고검사는 보다 특별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하지만 냉장제품과 달리 냉동제품은 돌덩어리처럼 단단하기 때문에 내부 온도 즉, 품온을 측정하기가 매우 어렵다. 굳이 냉동제품의 품온을 측정하려면 이론적이나 규정적으로는 드릴을 이용해야 한다. 냉동 원료를 드릴로 구멍을 뚫어 품온이 영하 18℃ 이하인 것을 확인해야 한다. 


 그러나 드릴의 위생 문제, 드릴 사용의 위험성 등으로 미국에서도 잘 사용하지는 않는다. 대신에 입고검사할 때 냉동 원료의 녹은 흔적을 관찰하는 외관 검사방법을 많이 사용한다. 표면이 녹았다는 것은 냉동 원료의 보관, 유통 또는 취급 과정에서 냉동 온도를 이탈했다는 증거이다. 냉동 원료가 녹을 만큼 상당 기간을 온도관리하지 못했다는 증거이기 때문에 냉동 원료의 표면에 녹은 흔적이 있거나 일부라도 녹아 있으면 전량 반품해야 한다.


 그래도 굳이 냉동제품의 품온을 측정하고 싶다면 드릴 방법보다는 냉동제품 2개를 포개어 그 사이에 온도계를 넣고 한참 지난 뒤에 온도를 읽는 방법을 이용하면 된다.


 이처럼 냉동식품의 온도도 관리할 정도로 온도는 원료의 안전관리에 중요하기 때문에 원료 입고검사뿐만 아니라 원료의 보관 과정, 사용 과정에서도 철두철미하게 관리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창고나 생산 현장에서 작업자가 온도를 점검하는 것을 습관화시켜야 한다. 온도 측정 방법은 관리자가 관심을 갖고 조금만 교육시켜도 작업자가 쉽게 익힐 수 있다.

  

 온도 측정 방법을 교육할 때 많이 언급되는 단어 중 하나가 '품온'이다. 품온은 식품의 가장 안 쪽에서 온도를 측정하는 것을 말한다. 품온 측정 위치는 식품 속 정 가운데가 아니라 외부의 온도가 도달하기 가장 어려운 중심부 위치이므로 같은 식품이라도 형태가 틀리면 품온 측정 위치는 다를 수 있다. 그러므로 온도 측정 교육 때 품온의 위치를 찾는 것을 잘 교육시켜야 한다.

 

 그리고 작업자가 올바르게 측정하는 지를 검증해야 한다. 말로만 온도 측정을 해라, 가장 깊은 곳을 측정하라고 해서 온도 측정이 잘 되는 것은 아니다. 일 년 365일 매일같이 시간과 인력을 들여서 입고 검사하였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엉뚱하게 온도를 측정한 것이라면 얼마나 황당한 일이겠는가? 


 실제 자주 발생하는 오류 중 하나를 꼽으라면 온도계 사용법이다. 온도를 측정하려면 온도계의 온도가 바뀌지 않을 때까지 일정 시간을 기다렸다가 측정값을 읽고 기록해야 하는데 성격이 급하거나 잘못 배워서 온도계 측정값이 변하고 있는데도 기록할 때가 있다. 


 최근에는 레이저 방식인 표면온도측정기를 많이 사용한다. 사용하기 편하기 때문에 점차 더 많이 보급되고 있지만 표면온도측정기는 말 그대로 표면의 온도를 측정하는 기구이다. 지금은 그런 일은 없겠지만 운반 차량이 고속도로를 달리는 5∼6시간 동안 기름 값을 절약하려고 하였든지 아니면 차량의 성능이 좋지 않아서였든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일선 현장에서 종종 듣는 이야기가 있었다. 운전기사가 냉장 칸의 내부 온도를 10℃ 넘게 유지하다가 사업장에 도착하기 1∼2시간 전에 냉각기를 강하게 가동시켜서 원료의 표면을 4℃ 이하로 떨어뜨린다는 내용이다. 이 경우 표면 온도계로 측정하면 4℃ 이하라고 표시될 수 있다. 


 이처럼 표면 온도계는 식품안전 측면에서 가장 중요한 원료의 속을 측정하지 않고 겉의 온도만 측정하는 허점이 있다. 따라서 표면온도측정기를 사용한다면 일정 주기로 탐침형 온도계로 원료의 품온을 추가로 측정하는 교차검증을 하기 바란다.

 

 온도 측정은 중요한 일이지만 아침, 저녁으로 또는 몇 시간마다 매번 측정하고, 측정된 값을 종이에 직접 기록하거나 컴퓨터에 저장 관리하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이러한 문제를 총체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 원료를 생산하는 협력업체의 공장 창고부터 자신의 공장에 도착할 때까지 모든 단계에서 관련된 창고, 차량 등에 무선 온도측정시스템을 장착시켜서 원격으로 온도 변화를 자동 모니터링하고, 이탈 시 경고하는 시스템을 개발 적용하고 있다. 이런 자동 온도측정시스템을 도입하면 관리 부담도 줄이고, 식품안전 측면에서도 효과적일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대부분의 식품업체가 자동 온도측정시스템을 도입할 수 없는 구조적, 재정적 한계를 갖고 있기 때문에 안타깝다. 


 참고적으로 ‘식품안전은 온도가 중요하다’, ‘특히 냉장온도가 중요하다'고 항상 강조하다 보니 일부 회사의 불만을 접할 때가 있다. 냉장고 온도를 0℃에서 2℃ 사이로 운영했더니 원료가 냉해를 입었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주 열지 않는 냉장고이거나 냉기가 나오는 위치에 보관했을 경우에 냉해를 입기 쉽다. 이 밖에도 냉해의 이유를 추정하면 냉장고 밖의 온도, 냉장고 보관량 등 온도 영향 인자를 고려하지 않고 냉장고 온도를 셋팅한 경우일 수 있다. 혹시 냉해 때문에 고민이라면 냉장고 안의 온도가 어떻게 분포하는 지를 확인하고, 냉장고 문의 개폐 빈도나 시간 등을 관찰하여 냉장고 온도조절계를 조금씩 조정하여 사용하면 냉해를 방지하면서도 적합한 냉장온도를 준수하는 있을 것이다. 그리고 작업장의 공간, 장비 구입 예산이 여유가 있으면 냉장고를 장기간 저장용과 단기 저장용으로 구분해서 사용하면 보다 편리하고, 경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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