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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u Jan 01. 2019

12.31

새해가 밝았다.

어떤 이유로도 의미가 충분한 새해가 밝았다.

 

도망치고 둘러가도 시간은 늘 오늘을 맞이하게 하고,

별로 달라질 것 없을 거란 생각은 어제의 날들처럼 잠시 박제된다.


일요일 밤. 엄마와 남편과 동생과 나  

넷이 둘러앉아 함께 맞춘 퍼즐은 빨강머리 앤의 한 장면이었다.

그리고 31일 저녁 엄마에게 새로운 퍼즐을 건네려 찾아갔다.


한 해가 지났고 앞으로는 좋은 일들이 가득할 거란 의미로 

하얀 케이크를 사고 9개의 초에 불을 붙였지만

엄마는 갑자기 얼마 남지 않은 내 생일 축하노래를 불렀다.

옆에 있던 남편도 아빠도 함께 

 

빨강머리 앤엔 이런 대사가 있다.

'오늘은 좋지 않은 일만 생겼지만, 마지막이 근사했어요.'


유난했던 우리의 2018년 마지막이 나는 꽤 근사했고

그래서 오랫동안 잊히지 않을 것 같은 고마움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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