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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시원 Aug 20. 2017

새로운 시작... 그곳에서 나는 늘 당신이 그립다.

'새로움'은 설렘과 두려움이 동시에 공존하는 이상한 단어다.

이것을 시작하려면 너무 많은 에너지와 정성을 쏟아야만 한다.

새로움이 가장 와 닿는 경우는 이별하고 난 후이다.

남은 인생에서 사랑은 이제 끝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누군가를 미치도록 사랑했다면 다시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하기가 두렵기 때문이다.

새로운 사람을 그만큼 사랑할 수 있을지 모르는 두려움과 모든 에너지가 고갈되어 처음부터 모든 과정을 새로 시작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공존한다.

제대를 앞두고 있는 사람에게 다시 처음부터 군대생활을 하라고 하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할까.

하지만 동시에 새로움만이 가질 수 있는 “설렘”이라는 것이 있다.

모든 것에는 양면성이 존재한다.

새로운 시작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은 익숙함 뒤에 가려져 있는 콩닥거림, 손끝이 찌릿한 감정이다.

어떤 것에 익숙해지면 그런 감정들은 일어나기 힘들다.

그렇기에 새로움으로 만날 수 있는 그 느낌들은 두려움과 함께 언제나 묘한 두근거림을 준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낡은 것에 염증을 느끼고 늘 새로운 어떤 것을 하려는 걸지도 모른다.

영화 “우리도 사랑일까”보면 주인공은 익숙한 사랑에 무뎌져 가슴 뛰는 새로운 사랑을 찾아 떠난다.

하지만 그 사랑도 결국은 흐르는 시간 속에서 익숙해질 뿐이다.

익숙해져 간다는 것은 더 이상 상대방의 좋은 점만 보이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새로운 사랑을 시작할 때처럼 상대방의 좋은 점만 보이지 않는다.


영화 속 대사 중 이런 말이 있다.

“인생은 빈틈이 있기 마련이야 그걸 미친놈처럼 일일이 메우고 살 수는 없어.”

나는 익숙함에 질려 새로운 시작을 하는 것이 아니다. 나에게 새로운 시작은 어쩌면 필수 불가결할지도 모른다.

내 의지가 아닌 일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영화 속 주인공은 익숙함이 질려 새로움을 찾았다면 나는 그 반대의 경우다.

나는 새로움이 무섭다.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두렵다.

하지만 또 반대로 생각해보면 새로움도 결국에는 익숙해질 것이다.

새것도 결국에 헌것이 되는 것처럼...

인생을 살면서 어느 순간까지 새로운 것을 시작하지 않고 살 수는 없다.

특히나 청춘일 때는 늘 새로움을 맞닥뜨린다.

어쩌면 그런 순간들이 인생에 있어서 가장 좋았던 기으로 남기도 한다.

설레고 잠 못 자고 두려움에 떨던 순간들 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언젠가 누군가에게 익숙해지길 기대한다.

익숙한 집에서 익숙한 사람과 익숙한 시간을 만들어가고 싶다.

나는 오늘도 꿈꾼다.

그래서 나는 새로운 것을 시작해야만 한다.

그리고 어떤 것을 시작하든 어떤 사람을 만나든 나는 늘 당신이 그립다.

어떤 순간, 만남, 이별 그 안에 당신이 늘 존재한다.

그래서 결코 만날 수 없는 당신이 오늘 더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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