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가 간길을 걸어본다
발걸음이 앞선 네가 오고간
그 길위에는 네 머리카락
쓰다듬으며 스쳐 지나간
향기 머금은 바람이 가득하다
난 네가 지나간 그 길 위로
발걸음을 내딛어 본다
코끝을 맴돌며 자꾸 간지럼 피듯하는
지금 이 순간이 행복하고
내 살을 에워싸는 너의 온기 가득한
이 길을 걷고 있는 내가 좋다
이것이 널 향한 나의 설레임이다
이 순간을 즐기려 조급해 하지 않는
나의 조심스런 마음도
앞선 너의 발자취 따라 걷는 내 모습도
낯설은 행복이 아닐까 한다
그렇게 난 내가 느낀 이 행복을
잊지 않으려 다시 추억하려
네가 오고 간 그 길에 남겨진
네 발자국 옆에 가지런히
같은 흔적을 남겨본다
네가 느낀 순간순간을 나도 추억하려
오늘도 발걸음을 옮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