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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음 Jan 03. 2024

주차장이 없는 책방

노면 주차는 너무 어려워요

오랜만에 멀리 나가 친구를 만났습니다.

집으로 그냥 돌아오려다가 평소 인스타에서 팔로우하던 책방을 검색해서 찾아갔어요.


자차가 있어서 이동성이 좋지만 어디 가나 주차할 곳이 고민입니다.


오늘 찾아간 책방은 시흥의 백투더북샵이란 곳이었어요.


가다가 신호에서 기다릴 때 얼른 인스타로 메시지를 보내봅니다.

"근처에 주차할 곳 있으면 알려주세요."


답이 오기 전에 동네에 도착했습니다.

아아 주차장도 없고 심지어 일방통행 길이 많은 눈치껏 주차해야 하는 동네였어요.


운전면허를 1번 갱신했을 만큼 탔지만, 눈치 주차는 너무 어렵습니다.

그렇게 빙 동네를 돌다가 선이 그어져 있는 자리가 하나 있기에 주차를 했습니다.


내려서 인스타를 확인하니 책방 사장님이 큰길 건너편에 공영주차장이 있다는 답을 주셨네요.

하지만 나는 이미 주차를 했으므로 그냥 서점으로 향했습니다.


지독한 길치라서 나중에 내 차 찾으러 올 수 있을까 하는 걱정에 주변 가게들을 몇 번씩 확인하며 갔습니다.


그렇게 찾아간 책방은 사랑스러운 곳이었습니다.


시흥의 백투더북샵

초등학교 앞 골목에 위치한, 빌라 건물 1층에 있는 작은 책방.

나무나무한 느낌의 외관부터 마음에 들었죠.

MBTI의 완전 I 성격이라 조심히 들어가서 책을 둘러봤습니다.

안에는 앉아서 책을 읽을 수 있는 편안한 의자와 테이블이 많이 있었고 차를 주문해서 마실 수도 있었습니다. (이게 내가 원하던 동네 책방 분위기인걸!!!!)

하지만 생각보다 책이 많지는 않았고, 사장님한테 말 걸고 싶었지만 소심해서 제대로 말도 못 걸었습니다.


그리고 10분쯤 책을 구경하고 있었나, 아쉽게도 차를 빼달란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마 거주지 우선 주차? 뭐 이런 거였을까요?

그렇게 소심한 저는 얼른 책을 하나 사들고 서점 내부 사진 한 장 남기지 못한 채 차를 타고 그대로 집으로 왔습니다.


왜 나는

 1. 다시 주차하고 갈 용기가 없는가?

 2. 사장님하고 스몰토크하며 새로 들어온 책이나 추천 책을 받을 용기가 없는가?

 3. 차에서 내렸을 때 바로 공영주차장 위치를 안내받았는데 다시 주차하지 않았을까?


 소심하고도 급해서 세심하지 못한 성격을 탓하며 집으로 차를 모는 길.

 동네 책방은 특성상 주차장이 제대로 없는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눈팅(?)만 하고 가보지 못한 곳이 아직 많아요. 

 차는 있지만 주차가 확실하지 않으면 잘 안 가는 저는 이동력을 반만 갖춘 느낌이에요.


새로운 곳에 가면 심하게 소심해지는 나

주차장이 아니면 주차도 소심하게 하는 나

뻘쭘함을 견디지 못하고 그냥 집에 가는 나



여러모로 마음에는 안 들지만, 

사실 그래도 한 번 가보는 용기를 냈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하는 나


그런 나를 만나는 오늘이었습니다.



당신이 오늘 만난 것은 무엇이었나요?

저는 소심하지만 작은 용기에 괜히 신나는 나를 만나는 오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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