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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수람 Nov 24. 2022

좌충우돌 책 육아 첫 실패를 경험하다

  촉감 인형의 대성공에 이어 두 번째로 구입한 책은 사운드북이었요. 동물 사운드북, 동요 사운드북, 북 치고 랄랄라, 생일 축하해 사운드북이었습니다. 건전지가 닳도록 둘째까지 몇 해를 거듭하여 봤기 때문에 아깝지 않았던 책입니다. 동요 사운드북은 유명한 동요 8곡이 실려있었고, 저희 아이들도 잘 봤는데 물려받은 조카까지도 좋아했어요. '북치고 랄랄라'의 북채와 '생일 축하해' 사운드북의 초가 집안 곳곳에 굴러다니며 잃어버리기도 했지만 꼭 방구석 어디에선가 나타났으므로 꽤 오랫동안 사용할 수 있었어요. 사운드북은 소리와 음악을 듣는 효과도 있었지만 장난감으로서의 역할도 톡톡히 했습니다.


  여기까지는 성공의 연속이었는데 <돌잡이 수학> 전집을 들이면서 첫 번째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돌잡이 수학>은 다양한 방식으로 '열었다 닫았다' '늘였다 줄였다' 할 수 있는 조작북이었습니다. 담긴 내용이 얼마나 좋은지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등장인물과 색, 수 세기, 분류, 비교 등의 내용은 아이들 책에 대해 잘 모르는 제가 봐도 참 잘 만들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알록달록 반들반들한 책과 워크북이 책장에 들어차니 든든하더라고요.


  이 책을 큰 아이 돌 때쯤 구입했어요. 책 이름부터 <돌잡이 수학>이잖아요! 때를 놓치면 안 되겠다 싶은 마음이었습니다. 하지만 제대로 활용하기도 전에 책이 찢기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큰 투자를 했는데 아이 손에 찢겨나가는 책을 보면서 제 마음도 함께 찢어졌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아이를 나무라지도 못하고 혼자 마음 아파했던 기억이 납니다. 테이프로 붙이면서 나름 복원도 해보았습니다만 사실 그때는 몰랐지요. 12개월 아이가 활용하기에 너무 앞서 나갔던 책이라는 것을요.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지만 <돌잡이 수학>의 별명이 <세 돌잡이 수학>이더라고요. 30개월은 되어야만 일대일 대응도 시킬 줄 알고, 분류도 시킬 줄 알고, 양이 더 많고 더 적은 것을 이해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지요. 둘째 아이가 첫째가 미처 못 찢은 부분을 야무지게 찢고 나서야 <돌잡이 수학> 전집은 저희 집 책장에서 자리를 비우게 되었습니다. 그 사이 저는 다양한 육아서와 인터넷 속에서 '아이들 책 세계'에 눈을 떴습니다. 그 첫 시작이 바로 그림책입니다.


  저뿐만 아니라 많은 엄마들이 저와 같은 과정을 겪으실 거라고 생각해요. 처음에 아무것도 모르고 책 육아를 시작했다가(1단계) - 시행착오를 겪고(2단계) - 본격적인 아이 책의 세계에 발을 들이는(3단계) 과정 말이지요. 저는 이 3단계를 충실히 밟았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아이가 (12~24개월까지) 정말 잘 읽었던, 이른바 아이들에게 통해서 대성공했던 책들에 대해 소개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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