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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gnes Mar 21. 2022

마케팅도 곧 '논리'다

일관성있는 마케팅에 대하여

대학생 때는 '마케팅 = 크리에이티브 & 아이디어'라는 생각을 했었다. 기업 마케팅 대외활동과 미술관 마케팅 활동을 하며, 어떻게 하면 보다 창의적인 생각들을 할 수 있을지 영감을 받기 위해 여기저기 찾아다녔다.


하지만 진짜 마케터가 되어보니 크리에이티브가 전부는 아니었다. 꾸준하게 사랑받는 브랜드의 마케팅에는 변하지 않는 '한결같음'이 있었다. '한결같음'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마케터의 논리력이 중요하다. 논리적인 흐름엔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논리를 기반으로 한 설득력 있는 마케팅은 기존 유저(고객, 사용자, 소비자 등)에게도 중요하게 작용하지만 잠재적인 유저들에게도 브랜드의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는 시작점이 된다.


갑자기 다른 이야기지만 시대를 막론하고 인기 있는 팬덤을 누리는 시리즈물 콘텐츠들을 생각해보면 쉽다. 팬들은 작가가 튼튼하게 구축한 판타지 세계관 속에서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진 캐릭터들이 펼치는 이야기에 열광한다. 이런 작품이 영화화/드라마화되면서 캐릭터의 근간이 되는 설정이 바뀌면 팬들은 '캐붕(캐릭터 붕괴)'이라며 실망을 한다. 브랜드도 이와 결코 다르지 않다. 어떤 마케팅 액션이 브랜드의 정체성에서 벗어난다고 느껴지면 사람들은 쉽게 '실패한 마케팅'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브랜드 별 스토리를 찾아볼 때 '이 브랜드는 어떤 세계관을 만들었지?' 혹은 '어떤 세계관을 만들고 싶어 하지?'와 같은 생각을 많이 한다. 장르가 판타지만 아닐 뿐, 브랜드마다 자신들이 만들고 싶은 세상이나 우리 삶 속에서 변화를 이끌어내고 싶은 포인트들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 역시 콘텐츠를 기획하거나 SNS 멘션을 작성하거나, 캠페인 틀을 기획할 때 항상 '이 단어가/문장이/문구가/네이밍이/방향이 브랜딩을 해치고 있지는 않은가?'를 정말 많이 생각했다.


브랜드가 구축하는 세계관 속에서 설정 파괴나 캐붕이 생기지 않으려면, 마케팅 플랜을 기획할 때 정말 중요한 것은 '논리'다. 우리가 기획한 콘텐츠가 브랜드 방향성에 어긋나지는 않는지, 이 문구가 브랜드 정체성을 흔들리게 하지는 않는지 끊임없이 체크해야 한다. 설정 파괴가 생기는 순간 기존 사용자&잠재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설득력은 쉽게 무너지기 때문이다. 기획할 때 논리 구조가 잘 쌓이고 충분히 설득력을 갖추었다면 그때부터 비주얼라이징과 함께 보이는 것에도 집중해야 한다.


마케터들은 유행과 트렌드에도 기민하게 반응해야 할 때가 많다. 하지만 트렌드를 쫓아가면서도 브랜드 세계관에 틈이 생기지 않도록 이것저것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 트렌디한 마케팅도 결국 브랜드의 근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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