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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다시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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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경희 May 10. 2024

다시 여행-황송한 대접

우도 연화도 트레킹

다리로 연결된 우도와 연화도.

우도에서 시작하는 것이

여러모로 편해서 우도로  향한다.

정원이 몇백 명 규모의  

제법 큰 배인데

탑승객은 20명도 안된다.

기름값은 나올라나?

걱정 오지랖퍼 영자는

또 걱정이다.


우도는 작은 섬이다.

큰 마을을 거쳐 언덕으로 올라가면

목섬과 구멍섬을 볼 수 있다

바닷가까지 내려가는 길이

거칠다고  마을분이 말씀하시기에

언덕 위에서 바라 

발길을 돌린다

가까이 다가가야 느낄수 있을라나?   멀리서는 그저 평범해 보였던 두 개의 섬



무인카페 맞은편의 밭길을

따라  무인도인

반야섬으로 향한다

좋아하는 오솔길을  룰루랄라

걷다가  짜~~ 잔

우도 전망대를 만난다

섬 산행을 사랑하는 이유.   숲길을 걷다가 깜짝선물처럼   안겨오는 가슴 뻥 뚫리는  바다



가슴 깊이 바다를 채우며

반야섬으로 이어지는 다리에

도착한다 

콧노래가 절로 나오는 반야섬 까지의  데크길



 작고 예쁜 무인도, 반야도
따라쟁이 병태는 영자포즈 똑같이 따라하면서


잘 닦여진  바닷길은 두 번째

다리를 통해 연화도로 이어진다

연화도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공들여 맛집을 검색했었는데

식당들이 거의 폐점 상태다


우리는 간식으로 한 끼 때울 수

있다지만  닫은 지 오래된

듯한 식당들  모습이

많이 안타깝다.


기웃거리고 있는데

옆의 작은 가게

사장님이 나오시며

주인 불러 드릴까요?

하신다.

사장님 식당은 식사되나요?

준비해 주신다고 하신다


대표  메뉴인 것 같은

해물 순두부를  주문한다

어디선가 한 분이

달려오시더니 두 분이 서둘러

식사 준비를 하신다

이건 서비스예요

무려 꼬마 문어와 소라다.

이것도 더 드셔요

미역 초 무침과

또 문어숙회다.


어디서도 받아보지 못 한

귀빈 대접에 무수리와 돌쇠는

어쩔 줄 모른다.

맥주라도 한 병 시켜.

맥주는 달고 시원하다

천천히  준비하셔요

저희 시간 많아요.


정작 해물 순두부는 해물

하나 없는  미료 가득 맹탕  

고춧가루 찌게다.

밥은 설익었다.


그러나 후식으로 주신 딸기와

손수 타 주시는 믹스 커피에  

감동이다.

팁이라도 좀  드리자고  

약속한 듯 눈빛을 교환하고

넉넉하게 지폐를 꺼낸다.


시골에선 천 원이  귀하답니다.

사장님의 행복한 모습에

덩달아 행복하다

식사가 맛없으면 엄청 투덜대는

병태도 감동으로 배를 채웠는지

기분 좋아한다


행복만땅 부부의  다음일정은

연화도의 자랑거리, 어디서나

전화하면  달려온다는

천 원짜리 콜택시를 부른다.


60대 여성 기사님은

보건소에 잠시  멈추시더니

끝마을 어르신의 약을

타 오신다. 섬마을의 발이요

심부름꾼이다


섬 끝 동두항까지 가면서

중요한 곳엔 잠시 멈춰 서서

설명도 해주신다

원량 초등학교 앞에선

전교생이 세명이에요

식당에 도우러 왔던

경호엄마네 삼 남매요

웃으며 슬프다.


동두항에서 용머리해안

보시고 보덕암으로 가실 때

요길로 가시는 것이 좋아요

알려주지 않으셨다면

찾기 어려울 뻔했던 길도

자세히 알려주신다.


진심 감사한  마음으로 깊숙이

머리 숙여 작별하고

용머리해안 전망대로 향한다.

다리 아래나 다리 위나 멋지다를 외치며 감탄했던 용머리해안
강풍에 다리가 흔들리니 사진도 흔들흔들   그러나  기대치를 넘었던 다리 위 모습


다리를 건너 살짝 험한 돌길을

오르니 대책 없이 안기고 싶은

바다  전망대와 만난다


아무도 없는 전망대에서

아무 노래나 불러보다가

차 타고 갔던 길을 설렁설렁

걸어 내려온다.

기사님이 가르쳐주신 작은

오솔길은 보덕암까지

이어진다  


벚꽃비가 눈처럼 내리는

연화사를  둘러보고

선착장에 도착한다

돌아가는 배는 40분 후

출발이다


선착장 앞, 벤치에 퍼질러 앉아

오늘도 붕어 모양 아이스크림으로

일정을 마무리한다.

저녁은 매일 안 먹는다며

몸무게는  계속 늘어만  

가는 이유는...


따로 있는 거지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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