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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경희 Jul 29. 2024

안 왔으면 어쩔 뻔?

명성대로 트레치메

동부 돌로미테의 백미라는

트레치메를 가는 것은 쉽지 않다

6~8월에 트레치메

444번 버스를 타려면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예약 사이트에서 예약하는 

위는 간단하지만 한국에서

한국카드로 결제하기  

어렵다고 했다.


비자카드, 네이버 메일 -실패.

바자카드, 지메일 -실패

트레블 카드, 지메일 -실패

트레블카드, 지메일, 구글페이

성공!!

집요하게 반복 끝에

좀 과장되게 표현한다면

복권 당첨 된 것 같았다.


첫 차가 8시다.

이곳은 무조건 일찍 서둘러야

한다.  그럼에도 통행료 받는 곳

2km 전쯤부터 버스는 진행하지

못한다. 땡볕에, 열리지 않는

창문, 켜나 마나 한 에어컨에

거의 숨 막힐 것 같이

씩씩거리며 한 시간을 견딘다


표 받는 곳을 지나서야

속력을  낸다. 정체 원인이

표 받는 곳이다.

부스가  달랑 하나다

현금을 내고 거스름을

받는 건지 거의 노선버스만

통과하는  것 같은데 그렇게나

비효율적이다


아날로그 방식을 사랑한다던

병태가 제일 흥분한다

우리나라 고속도로는 그냥

쌩쌩 지나가면서도 통행료를

잘만 받던데 아프리카

여기보다 낫겠네..

구시렁구시렁...

40분이면 도착할 거리를

두 시간이  넘게 걸렸다


그러므로 또  서둘러야 한다.

대개는 아우론조 산장 출발,

시계반대 방향으로 101번

루트를 걸어  로카텔리 산장까지 

간 다음,  105 루트로 

돌아오거나  101번 길로

되돌아온다


영자는 카디니 드 미주리나를

꼭 가고 싶었다

모르도르 타워를 가까이에서

느끼고 싶었다.

주차장에서  아우론조 산장의

반대방향 117번 루트를 걷는다

이십 여분 걷다 마주친 풍경


남들이 닦아놓은 길 따라 걷다

마주친 외국인이

갈림길에선  반드시 왼쪽 길로

가라고 강력 추천하신다

조금 위험할 수 있지만 그만큼

멋지다고 엄지 척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왼쪽 길이다.

노약자나 어린이는 출입금지.

라고 쓰여있지는 않았지만

영자생각이다

폭이 30~40cm 남짓이다 

아래는 천길  낭떠러지다.

고소공포증 있는 사람은

단연코 출입금지!



벽 쪽 바윗돌을 붙잡고

한 발 한 발 조심해서 올라간다.

많이 긴장하며 위험구간을

지나니 내려오는 입구는

출입금지로 막아 놓았다.

하산길은 정말

위험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르도르 타워를 바로 옆에서 느낄수 있는 길

걷는 내내 돌로미테의 백미  

모르도르 타워가

만질 듯 가까이에  있어서  좋았다.




 유명한 포토 존.   보이는  좁은 길로 한 팀만 올라가야한다    대기줄이 제법 길었다


저곳에서 사진 한 장 찍겠다고 

기다리고 기다렸건만   

중국인 커플이 내려올 줄 모르네




삼십 분쯤 기다려도 대기 

따위는 염두에 없는 저들  때문에

병태가  결국 포기.  

쟤네들 사진만 남았다





세 개의 거대한 바위, 트레치메를

보려면 다시 서둘러야 한다


아우론조산장에서 가지요리를 맛있게 먹고.

한 시가 넘어 서둘러 출발한다.

내려가는 버스는 6시가 막차다

5시 차에 맞춰보자는 병태의

요구대로  한 바퀴  완주하기엔

시간이  빠듯하

처음엔 편한 길이라고  신나게

걸었는데  라바레도 산장부터는 

오르막이다.


게다가 급하게 먹은 점심이

뱃속과  어울리지 못했는지

요동을 치기 시작한다.

한 시간 반은 더 가야

로카텔리 산장의 화장실에

도착할 것이다


사람이 너무 많고 나무 한 그루

눈에 뜨이지 않는  벌판이니

몸을 숨길 곳도 없다


트레치메의 웅장함에

우와  거리던 탄성은 어느새

사그라져 버린다

멀리 보이는 바윗덩어리도

산장으로 보이는 착시 현상이

심해질 무렵  디어 도착한

로카텔리 산장.

급하게 화장실을 찾으니

직원들이 태연하게 말한다


"NATURE"


화장실은 수리 중이다

급하게 뛰어오면서도 으슥한

곳에서  나오는 사람들을 보며 저

구석에 별한 볼거리라도 있나?

생각했던 영자가 너무 순진했나?


병태가 잽싸게 나선다.

영자 손을 잡고 마구 뛴다

어차피 허허벌판,  그냥 큰 바위  

밑으로 끌려간다

   

  -이하 생략-



여유작작해진  영자는  동굴샷을

찍겠다고 한다 모두 인생샷

이라니 꼭 찍고 싶었다.

동굴로 올라가는 길이 제법

가팔랐지만 네 발로 기어올라가 

기어이 찍은  인생샷





돌아오는 길은  같은 루트 101번

길이다. 시간이 많지 않으니

조금 더 쉽고 짧은 길을 택한


날이 조금 흐렸지만 제 모습을 드러내 준 트레치메가 고맙다


가는 길엔 볼일 때문에

뛰었던 길을  돌아올 때는 5시

버스를 타야 한다며 또 뛴다

이젠 좀 덜 뛰어도 될 나이인 것

같은데 병태와 영자는

어제도 오늘도 여전히 뛴다.

내일은 안 뛰고 싶은데..

느긋하게 즐기고 싶은데..


그랬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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