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도영
늘 저축과 절약을 꼭 해야하고 소비습관을 고쳐야 한다는 생각을 했지만 다음달부터 하면 되지, 내년부터는 정말 해야지, 라며 지금까지 미뤄왔다. 그러다가 얼마전에 친구를 만나 소비와 저축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그 친구가 처음부터 큰 금액을 목표로 하지 말고 아주 작은 금액부터 100원,200원,1000원,2000원 이라도 쓸데없는 것에 소비 하지 말고 아껴보라는 조언을 해주었다.
저 정도의 금액은 아주 작고 절약하기에 쉬워보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함부로 쓰기에도 쉬운 금액이다. 그 얘기를 들은 바로 그 날 부터 실천해보자 마음먹고 가장 먼저 한 행동은 냉동실에 얼음 얼리기였다.
매일 집에서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내려 마시는데 집 냉동실에 얼음을 얼리면 뭔가 빨리 녹는 듯 한 느낌이 들어 늘 새벽배송으로 얼음을 주문했는데 얼음은 4000원이었지만 그 얼음을 배송 받기위한 최소 주문 금액이 15000원이기 때문에 나머지 11000원을 채우기 위해 꼭 필요한 것도 아닌데 괜히 이것저것 사보고 집안에 쟁여두며 나중에 보면 까먹고 있는지도 몰랐던 물건들이 많았다.
집에 얼음을 얼리고 나니 새벽배송이 확실히 줄었고 얼음을 사기 위한 쓸데 없는 소비도 확 줄어들었다. 이렇게 쉬웠다니 ! 하나를 줄여보니 두번째 줄일 것은 쉬웠고 하다보니 지난달에 비해 카드를 덜 썼다는 알림이 왔다. 친구의 조언대로 아주 작은 것을 했는데 늘 생각만 했던 것을 실행 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얼마전에 한 학생이 자신의 난이도에 비해 굉장히 쉬운 악보를 보고 애를 먹었던적이 있었다. 평소에 하던 것과 비슷하거나 쉬운 것 이었는데, 유추해보자면 평소보다 길이가 긴 악보였어서 겁을 먹고 너무 어려우 곡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무리해서 진도를 나가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아주 작게는 한마디씩, 그리고 하루에 한 줄 씩, 익숙해지고 능숙하게 할 때 까지 계속 반복 연습을 시키고, 차분하게 했던 설명들을 또 해주면서 악보를 쉽게 볼 수 있도록 익혀주고, 악보를 재밌게 볼 수 있도록 해주었는데 2주째 진전이 없다가 3주째 되던 날 드디어 능숙하게 할 수 있도록 완성이 되었고 완전히 자신의 것이 되었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저 저번주까지 엄청 어렵고 못했는데 조금씩 조금씩 하다보니까 드디어 오늘은 정말 잘해요!” 라고 하며 광대가 예쁘게 올라오고 방싯 웃으며 굉장히 뿌듯해하는 모습이었다.
그래서 “너 연습숙제를 열심히 했나봐 ! 이제 너무 잘한다!“ 하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더니 ”집에서 매일매일 연습했어요“ 라고 대답했다.
그 학생은 이제 연습을 하면 어려운 것도 해결 되는구나, 어려운 악보도 조금씩 하다 보면 어느새 다 할 수 있는 거구나 라는걸 스스로 깨닫는 계기가 되었을 것이다.
나 또한 얼음 얼리기 같은 작은 행동들을 통해 작은 성취감들이 쌓이다 보면 그 안에서 재미를 찾게 되고 자신이 원하는 것에 대해 더 뚜렷한 목표가 생기는 것 같다. 그 목표를 위해 아주 얇은 겹이라도 차곡차곡 쌓아가야하고 그 일이 이루어질까? 라고 걱정하기보다는 의심하지 않고 실천하며 행동 해야한다는 것을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