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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흡수인간 Oct 28. 2018

결국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우리를 지켜줄 겁니다

# 아무리 내가 그 일을 미워하더라도...

일요일 저녁은 직딩들에겐 힘든 순간입니다. 다음 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말이죠. 그러다가 목요일 오후 쯤 되면 ‘이번 한 주도 무사히 잘 지나갔구나’ 하는 생각에 마음이 편해집니다. 이처럼 사람은 예측할 수 없는 불확실성 때문에 불안을 느낍니다. 


당장 하루 뒤의 일도 불안한데 5년 후, 10년 후의 미래에 대해서는 어떨까요? ‘이 회사를 계속 다니고 있을까?, ’회사를 안 다니면 나는 무엇을 해야 할까?‘, ’지금 하는 일 말고 다른 일을 할 수 있을까? 이처럼 주제도 다양합니다.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갖고 살 수 밖에 없는 것이 직장인의 운명입니다. 타인에 의해 고용되어 있다는 그 사실 하나만으로 말이죠. 




이름만 대면 알 수 있는 대기업은 어떨까요? “그래도, 그 사람들은 나오면 알아주기라도 하죠. 어디라도 갈 곳 한 곳 쯤은 생길테니까요.” 라고 생각하시나요? 그 분들의 고민은 작은 기업에 다니는 분들보다 작을까요? 여기서 잠깐 신문 칼럼에 소개된 대기업 15년차 재직중인 ‘김차장’ 의 이야기를 들어 보겠습니다.    


“15년을 내 건강 다 받쳐 열심히 일했는데 어느 순간 ‘우물 안 개구리’처럼 느껴지기 시작했어요. 그동안 쌓아온 것이 금세 낡은 것이 되어 경쟁력을 잃어버린 것은 아닌지. 어떤 날은 너무 무기력해져서 퇴사 생각만 간절합니다. 작은 스타트업이라도 ‘챌린지’가 가능한 회사로 이직하는 게 좋을지, 내 사업을 시작하는 게 맞는지, 아니면 회사에서 ‘존버’ 정신으로 버티는 게 맞는지 고민입니다. 딸린 식구를 생각하면 이런 고민도 사치인가 싶고요. 하지만 ‘가슴이 두근거리는 일’을 하고 싶은 마음은 여전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까요?”  


직딩으로서의 불안감에는 예외가 없습니다. 아무리 안정적인 직장엘 다니고 있더라도 말이죠. 그리고, 내용이 달라질 뿐이지 그 불안감은 신의 직장이라 불리우는 공기업을 다니든, 자기 사업을 하든 여전할 것입니다. 그 분들이라고 해서 고민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면 다시 김차장의 이야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김차장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경력관리 전문가 김나이 컨설턴트가 그에 대한 답을 아래와 같이 제시했습니다. 


“저는 ‘작고' '가볍게'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라고 조언해드리고 싶어요. 매번 회사에서 사업 계획 짜고, 예산 짜고, KPI 설정하잖아요. 김 차장님의 커리어도 그렇게 한번 설정해보세요. 만약 내 사업을 해보고 싶다면, 비즈니스 모델은 확실한지, 업계에서 성장성이 있는지, 과연 돈을 벌 수 있는지 따져보세요. (중략) 감정적으로 생각하는 것과 차가운 논리로 시장을 살펴보는 것은 천지 차이의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지금 김 차장님이 불안한 것은, 앞으로 김 차장님 앞에 어떤 일이 펼쳐질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이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이는 방향으로 움직여보자는 것이죠. 작고, 가볍게, 새로운 것을 계속 시도하다 보면, 곧 좋은 기회가 보일 겁니다. 그러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앞서 밝혔듯이 직딩들은 태생이 불안할 수 밖에 없는 존재입니다. 스스로의 운명을 결정할 수 없기 때문에 말이죠. 결국, 근본적인 해답은 ‘홀로서기’를 미리미리 준비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당장 회사를 관두고 사업을 해야 할까요? 회사 일은 내팽개쳐두고 제 살 길을 궁리해야만 하는 걸까요? 저는 ‘홀로서기’를 준비하는 것과 현 직장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양립이 가능하다고 봅니다. 




앞서 소개드린 김나이 컨설턴트의 말에도 나와 있다시피 불안함을 줄이기 위해서 해야 할 것은 작은 것부터 시도해 보는 것입니다. 일종의 ‘간’을 보는 것이지요. 여기서 핵심은 ‘불확실함’을 조금씩 없애가는 것입니다.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그와 관련된 시도들을 조금씩 해나가야 합니다. 불투명해 보이던 것들이 조금씩 눈앞에 펼쳐질 때 불안감도 없어지고, 원하는 미래에도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직을 하고 싶다면 가만히 있지 말고 당장 이력서 한 줄이라도 써보십시요. 사업을 원하신다면, 그 분야의 전문가에게 이메일이라도 한 번 보내보십시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고민'이 아니라 이와 같은 '액션'입니다. 


그런데 아직 문제가 하나 남았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작은 것부터 시도해 보자’ 는 것은 불확실한 미래를 확실한 것으로 만들기 위한 ‘How to(방법)’에 해당합니다. 결국, 무엇을 할 것인가? 의 문제가 남습니다. ‘이직을 하겠다, 내 사업을 하겠다’ 는 것은 방법이지, 컨텐츠(또는 아이템)는 아닙니다. 이직을 하든, 사업을 하든 무엇에 관한 것을 할 것인가를 정해야 합니다. 저는 결국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답이라고 생각합니다.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잘하는 것을 하라’는 말을 합니다. 백종원의 골목식당이란 프로를 보면 이것이 왜 그리 중요한지 잘 알 수 있습니다. 식당 주인으로서 자신이 선보이고 싶은 음식과 고객이 좋아하는 음식은 다를 수 있습니다. 식당 주인은 피자집을 하고 싶지만, 피자가 맛도 없고 나오기까지 30분이나 걸린다면 손님의 마음은 어떨까요? 그래서, 백종원은 좋아하는 것과 잘하는 것 사이의 간극을 좁혀주는 조언을 많이 합니다. 본인이 하고 싶은 것 말고, 잘 하는 것을 하라고 조언을 합니다. 그래야, 장사를 할 수 있다고 말입니다. 




잘 하는 것은 결국 자신이 가장 오랜 시간 동안 해온 것 중에서 찾아야 합니다. 같은 일이라도 제일 오래해 온 것이 잘 할 수 있는 확률이 가장 높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지금 하고 있는 것 말고 뭔가 다른 것을 찾을 때가 많습니다. 지금 하고 있는 것을 좀 더 잘 하려고 노력하기 보다는 ‘타고난 재능이 나에게 있지 않을까? 그게 무엇일까?‘ 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사회 초년생이거나, 직장 생활을 통해 당장 생계를 이어가야 하는 경우라면 그러라고 권합니다. 이것이든 저것이든 시도해 보면서 자신이 잘 할수 있는 것을 찾으라고 말이죠. 사실, 저도 진작에 왜 그러지 않았는지 후회가 가장 큰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사회 생활을 최소 어느 정도(개인적으로 5년이 경계점이라고 봅니다) 하신 분들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릅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에서 좀 더 뾰족해 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와 관련된 것으로 Next plan을 이어가야 합니다. 가령, 육아상담 전문가가 되고자 한다고 칩시다. 자식을 길러 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둘 중 어느 사람의 말을 사람들이 신뢰할까요? 당연히 후자일 것입니다. 사업을 하든 뭘 하든지 간에 그 사람의 전문성에 대한 신뢰는 바로 ‘그 사람이 그 분야에 얼마나 오래 몸담고 있었는가’ 가 기본적으로 밑바탕을 깔아 줘야 합니다.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은 두 가지의 효과가 있습니다. 미래 진로를 준비하는 것 뿐만 아니라 현재 직장에서 주어진 역할을 더 잘하게 만드는 효과도 있습니다. 지금 하는 일이 미래의 나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면 동기 부여가 됩니다. 그 일이 조직을 위한 것이기도 하지만 나를 위한 것이기도 하니까요. 적어도 ‘하루 빨리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찾아야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보다는 출근길이 덜 지겨울 것입니다. 그러니, 너무 멀리서 찾지 말길 바랍니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이 결국 우리를 지켜줄 겁니다. 내 소중한 인생의 시간들을 그토록 오랜동안 함께한 것들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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