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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개구리 공돌이 Jan 03. 2024

ST#142 벙어리장갑

어원

겨울이 왔다.


작년에 형에게 물려받았던 장갑은 해진 지 오래되었다. 그래서 새로 장갑 하나를 아이들에게 사주었다. 아침에 아이들 등원을 시키다 보니 장갑이 아이들 손에 비해 너무 큰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와이프에게 말했다

손가락장갑이 너무 커
애들한테 안 맞는 거 아니니?


와이프가 그 말을 듣고는 벙어리장갑을 구매했다.

며칠이 지나 벙어리장갑이 왔고,

처음으로 아이 손에 끼워 주는데


아들이 묻는다.

아빠, 애는 왜 벙어리장갑이라 불러요?


한참을 생각하다.

농아인이 떠올랐다.

예전에는 농아인을 벙어리라 칭하곤 했지. 근데 그건 입이 다문 모양을 지칭을 하는 거야. 그런데 장갑도 손이 모여 있으니 벙어리장갑이라 부른 거야라고 설명을 했다


하지만 요즘은 농아인 분들에게 벙어리라 하지 않고, 그 분들에게 벙어리라 하면 속상해 하시니

안 하는 게 좋겠지.


그렇게 설명을 하고 나니 갑자기 궁금해졌다.

요즘은 뭐라고 지칭을 할까?

그래서 이모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모, 요즘은 벙어리장갑을 뭐라 칭해?


이모는 말한다.

손모아 장갑이라 해.

아 그래? 그러곤 문득 그 말이 참 이쁘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세상이 변해가고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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