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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스박씨 Mar 26. 2021

과묵한 한스씨

외노자의 슬기로운 직장생활 - 2

안녕. 나는 한스라고 해. 반가워.

첫 출근일, 10시까지 오라고 했지만 30분 정도 일찍 도착해서 아시안의 근면함을 보여주고 싶었다.

로비에서 렙탑과 타블렛, 출입증, 회사 로고가 박힌 티셔츠 등을 받고 로비에서 오피스를 바라보고 오른편 비어있는 책상에 앉았다. 이르게 왔다고 생각했는데 꽤 많은 사람들이 이미 와있었다.


이래저래 주목받는 다는 건 힘든 일이다. 특히나 미국 생활을 시작한 이후로 주목받는 것에 더욱 어려움을 겪어온 것 같다. 갑작스런 질문에 대한 대처 능력이 없고, 첫 인상부터 어리버리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싫었다. 한국말을 하면 꽤나 수다스러운 편인데 외국인과 대화하는 장소에서는 과묵하기 이를대가 없다.

같은 외국인이라고 해도 동양계 외국인은 묘한 편한함을 준다. 같은 피부색때문일까 푸른 눈의 백인들과의 대화에서는 말문이 막히던 것들도 검은 눈의 외국인 앞에서는 좀 더 편안해지는 것은 왜일까.

샌프란시스코의 회사에는 다국적의 인종들이 공존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첫 직장의 경우, CEO는 인도인이었고, 아트 디렉터가 3명 있었는데 한국인과 2명의 러시안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물론 다수가 백인이긴 하지만 상당수는 다국적이었다. 컨셉팀 역시 다국적 용병 단체였다. 한국인 아트 디렉터, 러시안, 동양계 캐나다인, 대만계 미국인 등 몇명의 백인 이외에도 꽤 많은 타 인종들이 함께 했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런 부분이 외국에서의 첫 시작을 훨씬 수월할 수 있게 해주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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