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0707
#217
아이가 하나였을 때는
아이 영상을 찍고 편집할 여유도 있었던 것 같은데
둘이 되고, 한 명을 집중 마크 (특히 질주하는 노엘이..) 해야 하는 상황이 잦아지다 보니 영상을 찍을 여유도, 편집할 시간도 없어지는 듯하다.
대신 자연스럽게 손이 덜 가는 사진을 더 많이 찍게 된다.
사진은 순간을 영원으로 바꿔주는 신비한 힘이 있다.
한 순간만을 담기 때문에,
그전과 후를 우리는 추측할 수밖에 없다.
지나가면 사라질 몇십 분, 몇백 분의 1초의 순간을
렌즈를 통해 센서에 담고, 디지털 신호로 바꾸어 화면에 나타낸다.
내가 간직한 순간은 내 기억 속의 영원이 되고,
훗날 나의 아이들의 추억의 조각이 되며 이야기의 출발점이 된다.
시간에 농도를 측정할 수 있다면,
오래 두고 추억하는 사진들은
켜켜이 덮여있는 빙수의 얼음과 같다.
달다. 경계가 있는 듯 하나 금세 녹아 다른 기억과 섞이기도 한다.
그러나 사진에 이름이 붙여지고,
글이 쓰이며 이야기가 만들어지면
얼음은 유리가 되고
유리는 다이아몬드가 된다.
의미가 부여된 사진은
그래서 살아있다.
그 생명은 보는 사람에게 또 다른 생명을 준다.
우리가 과거 사진들을 보고
소망을 발견하고 새 길을 찾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