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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노트 Mar 05. 2017

혼자 여행을 할 때는 사진을 좋아라해야한다.

여자 혼자 해외여행을 한다는 건 쉬워보이지만, 처음에는 많은 준비를 해야한다. 혼자서 언어장벽에 부딪히게 되면 손짓 발짓까지 동원할 수 있는 적극성, 저녁 10시까지는 돌아다닐 수 있는 체력과 그 정도의 어둠에 대해서 크게 게이치 않은 용기(?)정도는 기본적으로 깔고 들어가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진. 난 혼자서 여행을 하면서 나만의 수동카메라를 동시에 샀다. 예전부터 사진촬영에 대해 나름 나만의 개성이 있다고 알 수 없는 자신감이 있었다. 아무래도 사진을 좋아하는 엄마 영향을 받은 듯하다. 그러나 오랫동안 사진촬영을 할 기회가 없었다고 해야할까? 혼자서 여행을 하다보니 내 눈에 보이는 곳은 온통 찍을 투성이었다.  그리고 낯선 곳 아닌가. 언제 내가 또 이 길을 이 공간을 다시 오겠는 가. 마침 미러리스 카메라도 내 손안에 있겠다. 수동촬영 연습한다치고 화이트 밸런스 -1 0 1을 바꿔가며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하와이에서 돌아온 내 동생은 물었다. 혼자서 여행을 하는데 안 심심했냐고? 난 오히려 그런 질문에 어이없는 웃음만 나왔다. 진짜 안 심심했다. 혼자서 얼마나 머릿속이 바쁜 줄 모르고 하는 소리이다. 이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움직일 때 교통편 알아보는 것도 바빴고 가고자하는 장소에 도착했을때는 어떤 구도에 찍어야 이쁜 사진이 나올까 이리 보고 저리 보고 카메라 기능도 메뉴얼보단 손으로 직관적으로 이리 갔다 저리 갔다 하면서 새로운 여행지에 도착할 때마다 카메라를 잡는데 심심할 이유가 어디 있겠는가



사진을 좋아한다면 여행을 간다는 건 출사를 겸한 행위가 되는거다. 좋은 피사체는 별거 없다. 멋진 풍광이나 낯선 공간을 찍는 것. 그것도 아주 멋지게! 멋드러지게!! 하지만 우린 모두 프로 사진가가 아니다. 그러나 왠만한 카메라는 이제 상향평준화가 되어있다. 고기술로 저 자그만한 카메라에 다 들어있다. 그리고 카메라는 화소가 더이상 중요하지 않다. 어떻게 찍느냐 얼마나 연습을 하느냐 난 거기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연습이 중요하다. 난 왠만하면 일주일정도 여행을 다녀온다. 그 기간동안 실컷 찍는거다. 휴가가 끝나면 말이 쉽지 카메라를 들고 출근하는 건 그날 컨디션이 매우 좋거나 솔직히 그런 날도 많지가 않다. 그날 찍을만한 일이 생길 때 카메라를 들고 촬영연습을 한다. 그러니 여행가는 일주일내내 하루종일 사진을 찍는다. 누가 뭐래도 난 사진작가다라는 마음으로, 아니 마음 먹을 필요도 없다 난 사진작가니까. ㅋ


유럽배낭여행을 다녀왔을때는 usb, 웹하드라는 게 없었다. 1024MB도 안되는 cd 열장 가져가서 메모리가 찰때마다 호텔, 아파트, 민박, 캠핑, 유스호스텔안에 있는 컴퓨터로 사진파일을 cd로 구웠다. 요새 친구들은 구웠다는 말장난을 알런가 모르겠다. 여하튼 그렇게 난 2000장의 유럽사진을 시디에 꽉꽉 채워넣어왔다. 그리고 마지막날 경유지인 말레이시아에서 카메라를 도난 당했다.




그러고나서 혼자가는 첫 여행지였으니 유럽배낭여행때처럼 배터리 2개는 기본, cd 10장 해봤자 8기가도 안되는 백업 메모리는 손톱만한 메모리가 16기가로 그것도 잃어버릴까봐 8기가 보조 메모리를 챙겨두었다. 24기가 메모리 만땅에 하루정도는 배터리 걱정없을꺼 같으니 일주일은 거뜬했다.  그러다보니 여행을 마칠때쯤은 나혼자 3700장을 찍어왔다.


찍다보니 산으로 갔다보다는 혼자서 그렇게 사진공부를 하고 왔다고 생각이 든다. 멋진 사진을 본적이 있는가?

부럽지 않은가? 난 여행 블로그를 읽다보면 정말 멋진 여행사진을 발견할 때가 생긴다. 난 그게 그렇게 자극이 되었다. 카메라를 두고 수동촬영연습을 안한 나를 타박하게 된다. 연습을 많이 해야 멋진 공간에 도착했을 때 나도 저들처럼 좋은 사진을 얻지 않겠는가! 혼자서 여행하는게 내동생처럼 심심할꺼라는 편견이 있는가? 사진을 좋아한다면 걱정 붙들어매시라. 사진을 좋아한다면 혼자여행은 금상첨화다. 스스로에게 사진을 배울 수 있는 그만한 기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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