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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감성아빠 Aug 29. 2021

시간을 늘리는 방법

불평등한 기억을 가진 뇌

"아이가 몇 살이에요?"


회사에서 종종 주변의 직원들이 내게 물어보곤 한다. 그럼 아이 둘 모두 초등학생이라고 말하면서 '많이 컸죠!'라는 말을 덧붙인다. 


'신생아 때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많이 커버렸네요'라면서 시간이 정말 빠르게 지나간다고 이야기한다. 


생각해보면, 나도 다른 동료나 친구들의 자녀를 만나면 언제 그렇게 컸는지 나도 모르게 이런 말이 나오곤 한다. '진짜 시간이 빨리 간다'라고. 10년이 넘는 시간을 되돌아보면, 아내와 내가 아이를 키우는 시간이 빠르게 지나왔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시간 안에는 아이들과 아빠가 엄마가 함께한 수많은 추억이 담겨있다. 지금 시점에서 생각하면 시간이 빨리 지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아이들과 지내온 순간은 굉장히 촘촘하게 기억 속에 보관되어있다. 반면에 다른 사람의 아이가 시간이 더 빠르게 지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추억을 함께한 접점이 전혀 없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미국 신경과학자 '데이비드 이글먼' 박사의 실험 중에서 흥미로운 결과가 있다. 자이로드롭처럼 50m 높이에서 떨어지는 놀이기구를 탄 사람들에게 자신이 떨어진 시간을 확인해보았다. 결과는 모든 사람들이 실제로 떨어진 시간보다 훨씬 긴 시간을 응답하였다. 즉, 떨어지는데 실제 시간보다 오래 걸렸다고 생각한 것이다. 


즉, 의미 없는 시간은 보내는 것보다는 의미 있는 시간을 가지는 것이 기억을 세분화하는 것이다. 슬로모션과 같이 시간을 늘려 기억을 촘촘하게 저장하여 그 기억을 오랫동안 느끼게 하는 것이다. 뇌는 우리의 기억을 절대 평등하게 기록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빠가 엄마가 아이들과 함께 보내는 육아의 시간을 다시금 되돌아봐야겠다. 아이들이 부모와 좋은 경험으로, 부모가 아이들과 행복한 경험으로 풍부하게 지내다 보면 굉장히 선명하고 촘촘함 추억이 쌓인다. 이러한 시간들이 쌓이면서 우리의 시간을 늘리는 방법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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