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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eyon Jan 23. 2021

아름다운 나날

플뢰르 이애기

플뢰르 이애기에 대한 소개글을 보면 이런 말이 있다. 

"로마에 정착한 뒤 그녀는 오스트리아의 대표적인 여성 작가 잉게보르크 바흐만과 깊은 우정을 나누었고..."


도대체 어떤 친구가 된다면 작가를 소개할때 이렇게까지 언급이 되는지, 부럽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했다.

이런게 반영 된게 아마 플뢰르 이애기의 <아름다운 나날>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주인공은 기숙 학교에서 엄격하고 우울한 나날들을 보내고 있었는데, 새로 전학온 학생 프레데리크를 만나고 강한 끌림을 느끼게 된다. 프레데리크와 가까워지게 되었고, 프레데리크에 대하여 소유욕을 느끼기도 하고, 때때로 그녀를 쓰다듬고 싶지만 항상 훈계하는 듯한 그녀의 엄격함 때문에 거리를 된다. 그러다 미셸린이라는 새로운 여학생이 전학 오게 되었는데, 그녀의 명량함에 가까워지게 되었고 단짝이 된다. 그리고 프레데리크를 방치하게 되었다. 프레데리크의 아버지가 돌아가시면서 학교를 떠나게 되자 고통 속에서 시간을 보내게 된다.


플뢰르 이애기의 글은 전반적으로 누군가의 일기를 보는 느낌이었다. 글에서 이야기하는 시점도, 무엇을 서술하고자 하는 건지도 서술도 불분명하여 마치 꿈 속을 걷는 느낌이었다. 한참을 읽고 나서야 '아 이렇구나'하고 스토리를 뒤늦게 파악할 수 있었다. 마치 일기를 쓴 사람은 자신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미 알고 있거니와 누구에게 보여줄 것도 아니니 분명하게 쓰지 않는 것 처럼 말이다. 

특히 <프롤레테르카 호>에서 화자는 '나'가 되기도 하고 3인칭 서술형으로 '요하네스의 딸은' 이라고 서술하기도 한다. 요하네스의 아내, 제르다양, 요하네스의 어머니, 어머니, 나의 아버지, 피가 한방울도 섞이지 않은 아버지 등등 한 사람을 지칭하던 말이 다른 사람을 지칭하는 것으로 바뀌기도 하고, 한 사람을 지칭하는 말이 여러가지 형태로 바뀌어서 헷갈리곤 했는데, 그만큼 외롭고 음울하며 혼란스러운 유년시절을 보낸 '나'의 마음을 담고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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