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앞마당 마냥 구글 캠퍼스를 드나드는 아이들
빅테크 기업들이 즐비한 실리콘밸리에서 자라는 아이들은 주말에 무엇을 할까요? 놀이동산에 가고, 수족관이나 동물원에 가고.. 엄마 아빠와 보내는 시간은 여느 아이들과 비슷합니다.
좀 실망스러운가요? 그렇다면 조금 다른 것을 이야기해 볼게요. 빅테크 기업에 다니는 엄마 아빠들이 흔히 보이는 이곳에서는 회사 앞마당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 동상이 보이는 구글 캠퍼스 앞에서 집에서 가져간 자전거나 킥보드를 타고, 알록달록한 색상의 의자를 오르내리고, 모래놀이 장난감을 가져와 삽으로 양동이에 흙을 퍼 담거나 케이크를 만들어 노래를 부르기도 합니다. 누구도 회사 앞마당에서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지요.
구글의 경우 구글 캠퍼스가 이곳저곳에 흩어져있는데 가장 많이 알려진 구글 본사 캠퍼스 규모가 아무래도 가장 크겠죠? 본사 캠퍼스 안에는 거대한 공룡뼈 모형과 알록달록 자전거, 모래 놀이터 등등이 있는데 이곳은 직원이 아니더라도 들어와서 구경하고 놀 수 있어요. 오픈돼 있지 않은 다른 캠퍼스는 직원인 엄마나 아빠가 지인들을 함께 데려갈 수 있습니다. 휴일에 간단한 먹을거리를 가져가서 놀다 보면 어느새 어린아이들의 낮잠 시간이 찾아옵니다(많이 뛰어놀수록 엄마 아빠들에게는 더 긴 휴식시간이 온다는 것은 진리:))
주말에도 회사에 가서 아이와 시간을 보낸다는 것이 거부감이 느껴질 수 있겠지만, 요즘처럼 일주일에 사흘 정도만 회사에 출근하고 아이가 즐겁게 뛰어논다면 나쁘지 않은 선택일 듯해요. 엄마가 이곳에서 일한다고 자연스럽게 이야기해 주고 아이가 자랑스러워하게 만들 수도 있지요. 다른 사람들에게는 열리지 않는 오피스 건물 입구에서 엄마가 직원카드를 찍고 들어가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이들에게는 큰 흥미를 안겨줍니다.
이곳 아이들이 자라서 “우리 예전에 구글에서 흙장난하고 놀 때 이상한 벌레가 나와서 말이야..”라고 이야기를 나눈다고 생각하면 조금 신기하지 않나요?ㅎㅎ
이건 제 생각인데요, 평일에도 자유롭게 구내식당에 지인들을 초청하는 경우가 흔한 구글 직원들이다 보니 주말에 회사에 아이들을 데리고 가서 노는 것도 가장 자유로운 것 같습니다.
애플은 애플 본사인 애플파크에 위치한 방문자센터가 있는데, 아무래도 애플 제품을 자유롭게 갖고 놀 수 있도록 구성된 공간이다 보니 틴에이저 이상의 아이들에게 추천합니다. 애플 제품은 미국에서도 제일 비싼 걸로 알려져 있으니까 이곳에 가서 패드를 가지고 이것저것 하기도 하고, 오픈 클래스에 참여하기도 해요. 애플 비지터센터는 주중 내내 운영하기 때문에 관광객들로 늘 북적이는 편입니다.
시애틀이 본사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경우에는 실리콘밸리 캠퍼스 규모가 작고 게스트 제한이 있지만, 규모가 훨씬 큰 본사에서는 아이들과 함께 뛰어노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평일에는 인텔 뮤지엄을 찾아갈 수도 있습니다. 샌타클래라 인텔 본사 1층에 위치한 인텔 뮤지엄은 크진 않지만 아이들에게 반도체의 세계를 맛보게 해 줄 수 있지요. 아직 많이 어린아이들에게는 흥미로운 게 많지 않아 보입니다만(직접 터치하고, 선택해 즐길 수 있는 정도가 돼야 좋은 것 같아요) 가까운 곳에서 반도체 실험실에서 입는 옷도 입어보고, 반도체 패널도 구경하고, 반도체의 원리도 체험할 수 있어요. 거울을 보고 이리저리 움직이면, 내 동작을 따라 움직이는 캐릭터와 함께 사진을 찍는 일도 가능하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