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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아임캠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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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다 Sep 28. 2020

오토캠핑에서 백패킹으로

장비병엔 약도 없다더라

오토캠핑에 입문한 사람들의 그다음 테크트리는 캠핑카, 카라반을 노리는 사람들과 경량화하여 미니멀, 백팩킹을 노리는 사람 둘로 나뉜다. 오토캠핑을 하다 보면 장비 욕심에 이것저것 샀다 팔았다를 반복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짐이 많아져서 차 뒤에 달고 다니는 트레일러나 아예 캠핑카를 구입하게 된다. 한편 나는 방 하나를 가득 채운 내 캠핑장비 들을 보면서 갑자기 신물이 났다. 자연으로 떠나는 홀가분한 여행이 물욕에 물들어져 버린 느낌이다. 본질이 흐려져버린 내 캠핑 생활에 변화를 주고 싶었다. 그래서 나는 가벼운 백패킹을 위해 배낭, 텐트, 매트, 베개, 의자, 테이블을 새로 들였다.  본질이 흐려져 바로 잡고자 돈을 더 들였다. 나는 때때로 합리적이지 못하며 캠핑장비에는 유독 약했다. 생각해보면 오토바이에도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집 앞 택배박스는 지친 나의 일상의 자양강장제

여하튼 나는 오토캠핑도 하고 백패킹도 하기로 결정했다. 무거운 오토캠핑장비로는 백패킹을 할 수가 없다. 그래서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은 가벼운 백패킹 장비로 시작하면 오토캠핑이던 백패킹이던 다 즐길 수가 있다. 이 말을 나도 들어서 알고 있었지만 백패킹은 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 겪어보지 못하면 남의 말을 안 듣는 스타일이다.


백 패킹하러 온 굴업도에서 이 글을 적다 보니 내가 좀 한심해 보인다. 그래도 어쩔 수가 없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굳이 경험해봐야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다.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 중에 캠핑을 고려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부디 조금 비싸더라도 부피가 작고 가벼운 장비들로 입문을 하시길 바란다. 그전까지는 함부로 장비 구입을 해서는 안된다. 왜냐면 겪어봐야 판단을 내릴 수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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