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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The 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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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y Mar 18. 2020

내 안에 욕심쟁이가 돌아왔다

행동력이 받침 되는 욕심쟁이

요즘 내 안에 있는 욕심쟁이가 돌아왔다. 2년에 처음 애나와 함께 여행을 하며 일을 하는 삶을 처음 시작했을 때 들었던 말이 기억났다.

루시는 욕심이 너무 많아.


처음 떠났던 치앙마이에서 일은 해야 하고, 놀러 왔으니 여행은 또 하고 싶고 이 둘을 놓지 못해서 혼란스러웠다. 별다른 진척 없이 넘어간 페낭에서는 극심한 자괴감에 빠졌다. 저 말 뒤에 애나가 한 말이 기억나는데 (오래된 기억이라 왜곡이 있을 수 있다)


욕심이 많은 건 좋아. 그렇지만 그 욕심을 받쳐줄 행동력이 따라주던가. 지금 욕심만 많고 행동력이 받쳐주지 않아.


오늘 아직 피로에서 회복하지 못한 몸을 이끌고 지하철을 기다리고 있는데 문득 그때 생각이 났다. (애나에게 뼈를 맞아서 그런가...)


다른 스트레스가 높았던 QA

요새 끄적글적 다음 릴리즈를 거의 2달 동안 QA 하고 있다.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모습에 자아도취하며 회사를 다니고 있다는 핑계로 QA를 여유롭게 했다. 스스로를 속여왔다. 오늘 최선을 다했다고, 컨디션 조절을 해야 한다고. 컨디션 이미 최상이고 진짜 최선을 다한 게 아닌데. 잠깐의 욕망을 포기하지 못한 채 주말에는 좀 쉬어야 한다는 욕망에 눈이 잠깐 멀었다.


자꾸 애나에게 이런 모습을 또 보여주니 일적인 스트레스보다 이에 대한 스트레스가 굉장히 높았다. 사실 스스로 이유를 알고 있었다. 페낭에서의 그 모습과 매우 닮았다.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지 않았고 순간의 욕망을 포기하지 못했다.



행동력이 받침 되는 욕심쟁이

오늘 눈 뜨자마자 분더리스트에 일정을 일요일로 미루겠다고 댓글을 달았다.

그리고 옷장을 열면서 ‘할 수 있다’를 세뇌시키며 옷을 갈아입었다. 피곤했다. 어제 회사를 갔다가 클라이밍을 갔다가 새벽에 끄적글적을 개발했고 아침에 눈 뜨자마자 다시 책상에 앉았다. 몸은 피곤했지만 이상하게 이전에 받던 종류의 스트레스는 전혀 없었다. 욕심을 부린 만큼 행동했기 때문에.


운동을 포기하지 않았고

순간의 욕망에 지지 않았고

개발을 포기하지 않았다.


이렇게 행동력이 받침 되는 욕심쟁이는 굉장히 좋은 거구나. 오늘 몸은 피곤해도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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