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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y May 26. 2019

아오 드럽게 힘드네

일주일 내내 쉼 없이 일하는 삶 

낮에는 회사에서 일을 하고 점심, 퇴근 시간 이후로는 끄적글적을 개발 한지 3개월 정도 지났는데 드럽게 힘들다.

드럽게 힘들다

그렇다, 오늘은 하소연 좀 하려고 글을 썼다.

(요즘 너무 심각한 일만 썼어)



평일도 일하고 

회사에서 일 + 감정 노동을 하고 집에 들어오면 기절한다. 요새는 불을 끄고 잔 기억이 없다. 그럴 때면 부족한 시간을 메우기 위해 점심을 먹고 바로 올라와 들고 온 맥북으로 끄적글적 일을 한다. 처음에는 사람들과 수다 떨고 싶은 마음, 다들 커피 마시러 가는데 나만 올라오는 상황들을 버티기가 힘들어 같이 휴식시간을 즐기곤 했는데 이제는 그런 생각도 잘 안 들만큼 바로 올라온다. 전날 바로 기절이라도 한날은 '알게 뭐야. 지금 내 발등에 불 떨어졌는데 할게 산더미야'하고 칼같이 올라와서 작업을 한다.



주말도 일하고 

그렇다고 주말에는 쉬느냐? 놉. 주말이야 말로 풀로 끄적글적을 개발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다. 회사 팀원이 주말에 뭐하냐, 평일에 끝나고 뭐하냐 물으면 한결같이 집에 간다고 대답한다. 오죽하면 좀 나가서 놀으라는 말까지 들었다. 애나와 함께 해외에 있었을 때 일만 하며 하루를 보내면서 가장 큰 이벤트가 밥 먹는 일이었다. 여기 한국에서도 마찬가지로 밥은 나의 삶에 있어서 큰 이벤트다. 

주말의 빅 이벤트 : 요리한 음식과 함께 예능 보기 

그리고 양심 찔리지 않고 편하게 예능을 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다. 주말 내내 개발을 하다 보면 평일에 회사로 출근해야 하는 일이 매우 아득히 느껴진다. 



어떻게 그렇게 하고 있냐고 물으면

일주일 내내 일을 하는 게 말로 하면 매우 쉬워 보이는데 드럽게 힘들다. 얼마나 힘든지 표현하고 싶은데 표현이 잘 안되네. 그래서, 어떻게 그렇게 쉼 없이 일하고 있냐고? 그냥 한다.

그냥 하는 거지

김연아 짤이 이해가 안 됐는데 요새 아주 몸과 마음으로 공감하고 있다. 이전에 팀원들이 다 힘들어서 나가떨어졌을 때 애나는 끝까지 일을 하는 모습을 보고 어떻게 일을 해요?라고 물어봤을 때 '그냥 하는 거지'라는 대답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때에는 이해가 되지 않았는데 이제는 이해가 된다. 


애나도 나도 사람이다. 힘들 때 쉬고 싶고, 남들 놀 때 놀고 싶고, 일하기 싫을 때도 있고. 하지만 그냥 할 수 있는 이유는 원하는 목표가 매우 명확하고 어떤 선택을 해야 목표로 갈 수 있는지 알기 때문이다. 원동력이 본인에게 있기에 잠시 흔들려도, 현실이 아름답지 못해도 스스로 잘 자리에 가져다 놓는다. 이런 일들은 소리 소문 없이 각자가 견뎌내고 있기에 절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고 그게 전부가 아니다.



힘들게 이뤄낸 이번 끄적글적 업데이트 

끄적글적 인스타그램

어제 3개월 만에 1.4.2v 심사요청을 했다. 이번 1.4.2v 끄적글적 업데이트는 팀 내에서도 나에게도 매우 의미가 크다. 끄적글적에게는 애자일 덕분에 처음으로 API 붙여졌다. 글 쓰는 작가님들을 위한 파워풀한 기능들이 업데이트됐고 많은 작가님이 원하던 화질 개선도 이뤄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책임감이 나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 볼 수 있었고 이전에 보지 못했던 시각들을 많이 깨달았다.


이런 삶이 드럽게 힘들지만 마냥 힘들지만은 않다. 

2019년에는 꼭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일을 하고 있는 우리의 모습을 볼 수 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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