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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y May 12. 2019

자기 객관화의 시간, 남들과 똑같이 해선 안된다

프로듀스 X 101을 보면서

자기 객관화는 늘 어렵다. 하지만 불가능하지 않다. 다만 한 발자국 떨어져서 나를 보는 연습을 하면 될 뿐.


근황

회사에서도 루시라는 이름을 쓴다

자체 프로젝트에서 나오는 돈으로는 생활을 유지하기 힘들어 결국 회사에 들어간 지 벌써 3개월째다. 회사에 물리적인 시간과 정신력을 팔았기 때문에 주 3일 일하고 한없이 자유롭게 살기, 디지털노마드로 향하는 속도가 느려졌다. 하지만 목표는 변하지 않았다.


프로듀스 X 101

프로듀스 X 101 1화 중

늘 그렇듯 밥을 먹으며 볼 영상을 노트북으로 찾고 있따가 우연히 프로듀스 X 101을 보게 됐다. 프로듀스 X 101는 아이돌로 데뷔하고 싶은 연습생들이 매화마다 주어진 미션을 통하여 순위가 결정되고 최종 11명이 데뷔를 하는 프로그램이다. 즉, 경쟁 프로그램이자 비행기의 퍼스트 클래스와 이코노미 클래스처럼 현실을 작게 압축해서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당연히 상대적으로 실력이 출중한 연습생이 있고 실력이 부족한 연습생들이 있다. 당연하게도 실력이 부족한 연습생들은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살아남지 못한다. 멀리서 보는 시청자인 우리들은 이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속에 있는 연습생들은 이게 잘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그 속에 있기 때문에 휩쓸리기 쉽다. 다른 연습생들에 비해 실력이 부족해서 잘 따라가지 못하는 압박감만 더 크게 보이고 좌절한다. 그리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 낯선 상황 속에서 있기 때문에 매우 정신력을 많이 쏟아야 한다. 그리고 잠도 자야 한다. 이 모든 압박을 이기고 노력을 하기에는 정말 쉽지 않다. 하지만 멀리서 보는 우리는 다 알고 있다. 그 노력을 해야지만 그 연습생의 목표까지 닿을 수 있다는 것을. 



보통의 연습생들과 같았던 최근 나의 모습

회사에 새로 들어갔기 때문에 낯선 사람들과 협업을 해야 하고 전혀 다른 룰을 따르며 일을 해야 한다. 시간과 정신력을 쏟고 집으로 오면 집에 가서 꼭 개발해야지 하고 마음을 굳게 먹고 오지만 바로 잠에 빠져드는 순간들이 많았다. 나도 지금 처한 상황이 쉽진 않은 것을 알고 있다. 이전보다 물리적 시간이 너무나도 확 줄었으며 거의 정신력이 고갈된 상태로 집으로 돌아온다. 또한 이전과 비교해 개발 실력이 확연히 늘은 것도 아니고 노마드씨가 금전적으로 안정적인 상태는 더더욱 아니다.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굴러가지 않는 변함없는 상황이다. 


나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선 남들과 똑같이 해서는 절대 닿을 수 없다. 그렇지만 남들과 똑같이 하고 있었다. 피곤하면 자기 합리화를 하며 쉬고, 졸리면 자고, 놀고 싶으면 놀고.


프로듀스를 보면서 남들과 똑같이 살고 있는 모습을 스스로에게 들켜서 매우 창피했다. 생각으로만, 입으로면 열심히 하고 있다는 나의 모습이 만들 나의 미래가 마치 펼쳐놓은 책처럼 훤히 들여다보여서 순간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나, 그리고 목표가 있는 모든 이들에게

퇴근 후 집으로 가는 길

현실은 쉽지 않고 쉽지 않다(정말로 어려운데 말로 설명을 다 할 수가 없네). 꿈이 가려질 만큼 압박하는 상황들이 시시각각 찾아올 것이다. 하지만 가끔 멈춰서 스스로 냉정하게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나의 하루들이 쌓인 나의 미래는 어떤지, 남들과 똑같이 하면서 다른 목표를 바라고 있는 건 아닌지. 정말로 목표를 위한 선택들을 하고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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