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이밍과 한강을 옆에끼고 출퇴근하며 하나씩 쟁취하는 삶을 살고 있습니다
올해 2월 계획에 없던 입사를 하게 되면서 급작스럽게 첫 독립생활을 시작하게 됐다. 벌써 8개월이 지났고 그 기간만큼 내부, 외부적으로 많은 변화들이 있었다. 그 사이 글을 집필했으나 다듬을 시간이 없어서 발행까진 가지 못했다. 마치 보석함처럼 쟁여만 뒀다. (언젠가 오픈할 수 있겠지?)
일단, 전혀 모르는 장소로 아예 이사를 해서 생활 자체가 달라졌다. 그냥 서울에서 자취하기 좋은 동네에 상위 링크에 있어서 선택을 했고 집도 몇 개 보지 않고 호다닥 계약했다. 그런 것 치고는 운이 좋게도 굉장히 좋은 집을 구했다.
운동을 좋아해서 어느 정도 새로운 생활에 적응한 뒤로 운동을 꾸준히 했다. 처음에는 헬스장과 요가를 다니다가 자신과의 싸움에서 매번 지는 나를 보고 다른 운동을 찾아보다가 클라이밍을 발견했다. (엑시트 개봉 전) 전혀 접해보지 못한 새로운 운동이라 호기심에 덜컥 등록을 했다. 그리고 지금은 클라이밍에 매우 폴인럽하고 있는 중이다. 유일하게 운동을 하러 가면서 자신과의 싸움을 안 하는 운동이다. 성취감이 있는 운동을 해본 경험이 없었는데 (헬스나 수영은 마치 챗바퀴를 열심히 돌리는 햄스터 같은 느낌) 처음 운동을 하면서 성취감을 느껴봤다. 클라이밍에는 정해진 목표까지 달성하는 완등이라는 개념이 있어서 마치 개발에 미쳤을 때 느꼈던 그 성취감을 똑같이 느낄 수 있었다. 진짜 하면서 '와 재미있다'고 느껴본 운동은 처음이었다. 마치 게임처럼 경험치가 쌓여서 레벨업을 하면 그만큼 또 난이도가 높은 코스들이 계속 있어서 재미 없을틈이 없었다. 그리고 시간대비 미친 운동량 때문에 더욱 마음에 들었다. (처음 클라이밍을 한 다음 날 팔이 너무 아파서 세수를 못했다. 진짜로.) 아무리 본업이 개발이지만 물리적인 공간에서 사람들과 협업하는 일은 정신력이 소모가 많이 되는 일이다. 다시 본업(개발)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생각을 날려버릴 강력한 무언가가 필요한데 그게 바로 클라이밍이었다. 회사에서 인간관계에서 오는 잡생각들을 강력한 미친 운동량으로 날려버리니 아주 효과적으로 아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지금의 나에게는 클라이밍은 단순 운동을 넘어서 나의 생활과 생산성을 유지시켜주는 중요한 수단이다.
한강을 옆에 끼고 출퇴근하는 삶
따릉이를 타고 출퇴근을 하는데 한강을 옆에 끼고 출퇴근을 하는 경험은 처음 해봤는데 정말 최고다. 항상 집이랑 회사의 위치가 굉장히 멀어서 자전거 출퇴근은 엄두도 못 냈었는데 첫 독립을 하면서 집과 회사의 거리가 굉장히 가까워졌다. 회사와 집으로 출근하는 투잡 라이프를 자동으로 그리고 굉장히 효과적으로 전환해주는 수단이다. 처음 따릉이를 타고 출근했을 때는 노예 생활을 하러 가는 거였지만 굉장히 행복했다.
부모님과 함께 살 때에는 생필품이나 어떤 물건을 사는 데 있어서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하지만 혼자 살고 나서는 모든 결정을 전부 스스로 해야 하고 심지어 처음 생필품을 사러 마트에 갔을 때 샴푸 하나를 사는데 엄청 고민을 많이 했다. 물건 하나하나를 살 때마다 그냥 사는 게 아니라 쟁취해서 사는 경험을 처음 해봤다. 일단 아무것도 없으니 하나씩 채워 넣을 일 밖에 없기도 했었고. 그게 뭐든 물건 하나에 대한 만족도가 엄청났고 일단 버티다가 못 견딜 정도로 불편하면 하나를 사는, 그리고 회사에서 일을 하고 받는 돈으로 물건을 하나씩 사니 모든 물건들이 소중해졌다. 그렇다 보니 자동으로 미니멀 라이프가 됐다. 나의 집에는 불필요한 물건은 없다.
전체적으로 정리하면 첫 독립을 한지 8개월 째 나는,
더 자세한 나의 내적인 변화가 궁금하신 분들은 아래 개씨와 한 인터뷰를 참고하시길.
https://brunch.co.kr/@mrdog/1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