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안영현 Oct 27. 2019

빠르게 로고를 만들어보자

여행 콘텐츠 스튜디오 '트래디오'로고 제작기

"최대한 빠르게 만들어주세요!"

평온히 업무를 하던 도중 회사 사정상 급하게 로고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이 닥쳤습니다. 보통 로고 디자인은 굉장히 많은 고민과 시행착오를 필요로 하지만 상황이 상황인지라 요청을 받아들이고 빠르게 로고를 제작하기로 결심합니다.


결심과 동시에 얻은 정보는 아래와 같았습니다.

- 여행 콘텐츠를 다루는 팀을 만들거다.

- 팀의 이름은 Travel(여행)과 Studio(스튜디오)를 합친 Tradio(트래디오)다.


실제로 이것이 정보의 끝이었습니다. 아이덴티티와 비주얼 작업은 디자이너가 잡는다고 해도 그것이 나오기 전까지 방향성을 설정하는 과정은 이것을 필요로 하는 사람(대표 또는 프로젝트 리더)의 DNA에 있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고 있었기 때문에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고 프로젝트 리더와 인터뷰를 진행합니다.




1 키워드 도출

인터뷰를 통해 추가로 알게 된 내용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 SNS 채널을 통해 여행 콘텐츠를 다룰 예정이다.

- 타겟층은 20대 초중반이다.

- 여행을 자극할 수 있도록 밝고 통통 튀는 이미지였으면 좋겠다.


인터뷰 후 얻게 된 내용을 토대로 전체적인 이미지를 머릿속에 연상시키며 생각나는 단어들을 무작위로 적어봅니다.


그리고 이 중에서 시각화 시킬 수 있는 단어들을 추출합니다.




2 로고타입 제작

도출한 키워드를 토대로 이에 근접하는 로고타입을 제작합니다. 로고타입을 제작할 때는 폰트 자체의 상표권 이슈가 크기 때문에 아예 새롭게 형태를 제작하거나 상업적으로 사용이 가능한 폰트를 변형시켜 작업했습니다.


키워드를 토대로 로고타입을 제작했어도 하나의 형태가 모든 키워드를 담을 수는 없기에(예를 들어 '도형적인, 손글씨의'라는 키워드가 상충하는 것처럼) 머릿속으로 그린 이미지를 상상하며 형태를 다듬어줍니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도출한 키워드를 잘 담아내는 로고타입을 셀렉 합니다. (*다음 작업 단계로 넘어갈 때 추린 시안은 파란색으로 표기해놨습니다.)




3 그래서 어떻게 담아낼껀데?

일단 새로 시작하는 서비스였고 인지도가 없는 건 너무나도 당연한 일이었기에 '트래디오'라는 스튜디오명을 노출시키고 고객들에게 교육시키기 위해 로고타입을 제작하는 것은 필수였습니다. 하지만 로고타입을 제작하고 나니 이런 고민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어떻게 담아낼껀데?


로고는 크게 4가지로 표현이 가능합니다.

- 첫 번째 : 심볼만 있는 경우(ex. 애플, 나이키 등)

- 두 번째 : 로고타입만 있는 경우(ex. 삼성, 구글 등)

- 세 번째 : 심볼과 로고타입이 함께하는 경우(ex. 이케아, 카카오톡 등)

- 네 번째 : 특정한 도형 안에 로고를 담는 경우(ex. 스타벅스, BMW 등)


앞서 말한 것처럼 새롭게 시작되는 서비스였기 때문에 심볼과 로고타입만으로 스튜디오명을 노출시키는 건 약한감이 있었고 SNS 채널을 통해서만 서비스가 운영될 거라는 특성을 생각하여 로고타입을 담아줄 심볼(쉐잎)을 제작하기로 마음을 먹습니다.




4 심볼(쉐잎) 제작

그렇다면 어떤 쉐잎을 만들어야 할까? 로고의 본연을 찾기 위해 프로젝트 리더와 했던 인터뷰를 떠올려본 결과 트래디오는 여행 콘텐츠를 소개하고 만드는 스튜디오임을 상기하게 됩니다.

때문에 콘텐츠를 쌓아간다는 의미를 담은 '박스'와 콘텐츠를 소개해준다는 의미를 담은 '말풍선'으로 쉐잎을 만들기로 합니다.


만든 쉐잎은 앞에서 셀렉했던 로고타입에 적용해봅니다. 그리고 이렇게 나온 시안 중에서 형태적으로 제일 안정적임과 동시에 표현하고자 했던 방향성과 일치하는 로고를 최종적으로 셀렉 합니다.




5 컬러 적용

그 다음으로는 컬러로 로고에 생명력을 불어넣어 줍니다. 우선적으로 카테고리가 여행인만큼 자유로운 콘텐츠를 표현하기 위해 밝은 컬러를 사용하고자 했으며, 타겟층이 20대 초중반인 만큼 트랜디한 컬러를 사용하고자 했습니다.

해서 자유로이 확장 활용이 가능한 블랙과 여행을 자극시킬 수 있는 블루, 주목성이 강한 그라데이션 컬러를 후보로 정하고 최종적으로 여러 플랫폼(유튜브, 페이스북, 인스타 등)에서 주목성이 강함과 동시에 용이하게 활용이 가능한 블루컬러를 셀렉 합니다.


앞전에 하늘 아래 같은 레드는 없다 라고 데일리호텔의 브랜드 컬러를 셀렉 하는 과정을 정리했던 것처럼, 컬러 방향이 정해진 후에는 세밀한 조정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브랜드 방향성에 더 가까이 다가갑니다.


트래디오는 여행을 자극시키고 밝은 이미지를 나타내고자 했던 의도에 맞게 명도 및 채도가 높은 컬러를 사용했고, 약간의 코발트 컬러를 섞어 타 서비스에서 사용하는 블루컬러와 차별성을 두었습니다.




6 그래픽 개발

로고와 컬러 제작을 완료한 뒤에는 같이 활용할 수 있는 그래픽을 개발합니다. 그래픽을 개발할때는 로고 쉐잎의 특징적인 부분을 살려 도형화 시키는 방법이 있고, 연관성있는 로직을 새워 새롭게 패턴을 개발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저는 후자를 선택하여 여행에 필수 요소인 산, 강, 공기, 사람을 도형으로 표현했습니다. 이때 도형은 로고타입과 쉐잎에 어울리는 그래픽을 개발하고자 직선적이고 투박한 느낌을 살려 제작했습니다.


이렇게 개발한 그래픽은 적절한 곳에 적절한 방법으로 적당히 적용시켜줍니다.




로고 완성! 그 끝에는..

마치 깔때기를 두고 액체를 따르듯이 계속해서 원하는 방향을 생각해가며 다듬고 다듬어 로고가 완성되었습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급하게 진행되었던 기업 내에서의 잔가지 서비스였던 만큼 결국에는 세상 밖으로 나오지는 못하게 되었습니다. 애초에 서비스가 실현될 수 있도록 기획과 진행면에서 탄탄했어야 하는 건 맞지만 이 시대에 발맞추어 기업들은 계속해서 새로운 서비스들과 혁신들을 이루려 하고 있고, 그 무형의 서비스를 유형으로 만들어 내어 고객에게 표출시키는 데 있어 제일 앞단에 있는 단계가 브랜드 시각화라고 생각하기에 이런 시간들이 헛된 시도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외려 짧게 주어진 시간이었기에 더욱더 포커스 된 방향 설정으로 명확한 과정을 그려낸 것 같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그럼 다음에도 재미있는 디자인 과정기로 찾아뵙겠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Data로 디자인 개선시키기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