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 무직생활 이후의 구직활동 (feat.쿠팡 PM부트캠프)
2020.04.08. 요즘 무엇을 했나...
4월 첫날은 대학병원 진료. 3월에 잡았던 수술 날짜 다시 잡고 필요한 검사들 했다. 수술 자체는 매우 간단하고 회복기간도 짧다는데 코로나 때문에 병원 문 닫는 바람에 늦춰졌다. 얼른 끝내버리고 싶어.. 이날 검사한거 비급여 항목, 보험처리 안되서 10만원 넘게 지출했다. 휴.
3월 말일부터 4월 초까지 내내 이력서 쓰고 포폴 정리했다. 쿠팡PM부트캠프 마감이 4월 3일이었기 때문이다.세상에서 가장 미루고 싶은 일 5위 안에 들것만 같은 이력서 쓰기... 워드에 다 써서 pdf 하나 만들고 와 끝났다~~ 했는데 구직 사이트마다 전용 템플릿에 또 옮겨야돼.. 다 써놔서 복붙하긴 했는데 자체 채용 사이트 있는 큰 회사는 또 하나하나 입력해야 하고 ㅋㅋㅋㅋ 아오 귀찮아.. PM부트캠프는 서류 탈락했다. 캠프 서류 심사 -> 면접 -> 교육 진행(부트캠프 진행) -> 교육평가 -> 채용면접 -> 채용종료의 과정을 거쳐 쿠팡 PM을 뽑는 기나긴 여정... 채용까지 바란 것은 아니고 PM 교육을 받고 싶었다. 프로덕트매니저란 무엇인가.. 무얼 교육할 것인가.. 가이드를 세우고 매뉴얼화해서 무려 "교육"을 시켜준단다.. 엄청 혹했다. 작년 말에 직무 관련해서 기획 수업을 하나 들었는데 너무 얕은 깊이에 실망했다. 비용도 적지 않았고. 배움에 목마름이 있지만 어딜 가야 배울수 있는지 모르겠다. 알기위한 시도에 비용이 발생한다. 책을 가지고 독학하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 생각하지만 실천이 너무너무너무 어렵다. 수험생 때도 안하던 공부지만 지금이라도 해야 한다. 먹고 살려면.. ㅜㅜ
https://platum.kr/archives/138369 : 이게 그 부트캠프 보도자료
4월 3일에 마감치고 4일에 발표나서 주말이 오히려 홀가분했다. 텀이 있었으면 붕 뜬 느낌이었을거야. 주말부터 구직사이트들을 슬슬 보다가 월요일부터 지원중이다. 원티드-사람인-오늘은 잡코리아. 구인정보들이 겹칠거라 생각했는데 의외로 그렇지 않다. 체감상으로는 잡코리아에 정보가 가장 많은 것 같다. 지역으로 필터링해서 일부만 봤는데도 넘나 많아서 힘들다. 원티드는 스타트업 구인정보가 많다. 매력적인 사내문화를 내보이며 유혹하는 곳도 많고. 그래서 제일 처음 입사지원들을 했다. 서류 불합격 통보받은 곳도 있고 회신 없는 곳도 있고. 열람-회신이 실시간으로 알람이 와서 깜짝깜짝 놀란다. 계속 겪을 일인데 적응해야지.
구직활동 때문인가 컨디션은 좋지않다. 집에서 바른 자세로 앉는게 안지켜져서 몸이 쑤시고 그러니까 요가도 하기 싫어진다. 어제는 새벽같이 일어나 요가 했는데 오늘은 안 끌리네. 마사지 좀 하고 자야지. 아주 즉각적이고 직접적으로 몸이 반응한다. 화요일에는 4시간 정도 잤더니 자동으로 눈이 떠졌다. 4시간 자는거야 희한할거 없지만 자려고 애써도 잠이 안오는건 드문 일이다. 그 말똥한 상태로 종일 있다 밤에는 깊게 잤다. 피곤하고 개운치 않은데 잠은 잘 못잔다. 몸은 쑤시고 목이 뻣뻣해서 두통이 오고.. 멘탈 관리 좀 해야지. 몸과 정신을 생선적으로 잘 쓰는거... 너무 어렵다.
시간이 많아 유튜브나 책을 많이 보고 있다. 자기개발에 관심이 많고 관련 산업들이 흥미롭다. 불안을 자극해서 이상과 교육과 의욕에 돈을 지불하게 한다. 유튜브에 생산적인 삶(금전과 비물리적 성취, 자아실현, 자기만족 등등)에 도달하기 위한 팁을 잘 포장해서 게재한다. 시청자/소비자/를 위한 정보, 그들이 원하는 정보라며 밥상 차려 가져다주지만 깊이는 얕다. 당연한 일이다. 10~20분 길이 영상에 무엇이 담길거라 기대하는가. 동기부여는 만들수 있겠지, 그것은 분명 가치 있다, 주된 용도는 동기부여일지도 모른다. 콘텐츠를 취하지 말고 본인 삶에 대입하여 실천을 하라는 것. 하지만 영상/모바일 매체의 극악의 단점. 시간도둑. 의식과 의지없이 가볍게 본다면 콘텐츠를 취하는 데 시간을 뺏긴다. 머리만 굴린다. 아닌 사람도 있겠지만 나는 그랬다. 그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를 꼬셔 자신의 명성과 부를 도모한다. 희망으로 클릭하고 영상 속의 화자를 팔로우하고 그들이 파는 상품까지 구매한다면 저 강사(크리에이터)의 주머니를 채워주겠지. 내가 그들을 이용해 얻는 것이 있다면 불만이 덜할수도 있다. 서로 원하는 것을 취하니 좋은 관계일수도 있다. 불특정 다수를 분석하고 세그먼트해서 꼬시려 끊임없이 지근거린다. 청자를 유혹하고 나를 좀 보라고 꼬시는 수많은 영상 리스트들을 무미하게 바라봤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온라인 속 내 자취를 따라다니며 쇠파리마냥 엉긴다. 냉소적이 됐다가 다 귀찮아진다. 적당히 하자 적당히.. 여러가지 의미로 말이다.
뭐 암튼.. 미결 상태는 양가적이다. 자유롭고 불안하다. 구직활동에 아예 무심했던 것도 그 불안감을 들춰보고 싶지 않아서였다. 명확하게 원하는 게 생길 때 약자가 되는 기분이 불편했다. 조금 후회는 한다. 아 진짜 아무생각 없이 놀았구나. 좀더 알차게 보낼걸... ㅋㅋㅋㅋ 계획한 공부 할당량을 오늘도 채우지 못한 자의 의미없는 후회다. 최근에 썼던 말이 있다. 지난 일 후회말고 지금 잘하자.
ㅇㅇ 그러니까 지금 잘하자.